슬픈 자전거

‘이러다가 몸을 다친다면 주객이 전도된 것 아닌가?’ 하는 생각이 문득 들었다. 분명히 자전거의 주인은 난데 말이다. 자전거는 돈을 주면 살 수 있지만, 몸살은 저절로 나을 것이다. 아니다. 이런 생각을 하면 안 돼!

장례식

함께 일하던 이의 빙모상이었다. 사인은 부신암이었고, 발견될 당시 4기였다고 한다. 예후도 없었고 건강검진에서도 발견되지 않았어서 가족들의 황망함은 이루 말을 할 수 없을 정도다. 간수치가 갑자기 높아져 정밀검사를 받았고, 방사능 치료를 시작하자마자 상태가 안 좋아지셨다고 한다. 이후 가족에게 폐를 끼치기 싫다고 호스피스…

2024년, 나만의 랭킹

작년도 후딱 가버렸다고 투덜댔지만, 올해는 진행하는 프로젝트 덕분에 역대급으로 지나가버렸다. 이 정도 속도라면 금방 늙어 죽을 것만 같다. 연말이 뒤숭숭하지만 할 일은 해야겠지? 크리스마스가 지나기 전에 얼른 올해만의 랭킹을 한번 정리해 볼까?

회자정리會者定離

상무는 집에 가자마자 편한 옷으로 갈아입고는 시험이 끝나서 일찍 들어온 딸과 시시콜콜한 이야기를 나누었다고 한다. 한참 이야기를 했는데도 아직 바깥은 환했고, 그게 너무 좋았다. 창틀에 반사되어 반짝거리는 햇빛에 행복했다.

전 남자친구와 저주

어쨌든 그녀의 전 남자친구는 결혼 전에 그 저주를 풀고 싶었다는 것이 중론衆論이었다. 온갖 치사한 짓을 일삼으며 그녀를 괴롭혔던 무뢰한無賴漢이었지만, 저런 엄청난 저주를 등에 지고 결혼하는 건 마음에 걸렸던 모양이다. 사람의 약한 마음을 비집고 들어오는 무속의 힘은 유일하게 국회 근처 교통혼잡이…

샌프란시스코의 언덕

샌프란시스코의 1번 버스를 아시는지? 1번 버스(1-캘리포니아 노선)는 샌프란시스코를 가로지르는 캘리포니아 스트리트를 따라 운행된다. 이 노선은 샌프란시스코의 동쪽 파이낸셜 디스트릭트에서 시작하여, 차이나타운, 노브 힐, 퍼시픽 하이츠 등을 지나 서쪽 끝의 리치먼드 디스트릭트까지 승객을 실어 나르며 도시의 역사적인 장소들을 연결한다. 이 버스를…

3개월 동안 고통받았던 결막염 극복 경험담 + 팁

미리 알립니다. 이 글은 갑자기 결막염에 걸려 눈의 흰자위에 피 폭탄 터진 모습으로3개월 동안 개고생을 했던 사람이 이십만 원 이상 쓰며 알게 된,결막염 극복에 효과 있는 방법과돈만 날린 헛짓을 모조리 정리한 글입니다. 결막염 때문에 고민하시는 분들은5분만 시간 내어꼭 읽어보길 바랍니다. 그리고, 정 바쁘다면아래 본문의…

마트의 독심술사

샌프란시스코, 제팬 타운 내 니지야 마켓의 남자 캐셔는 언제나 싹싹하고 친절하다. 다른 곳에 줄을 서 있어도 자신의 계산 라인이 비면 친절하게 ‘이쪽으로 오세요’ 하며 불러 계산을 해주는 성실파이기도 하다. 오늘은 학교에서 미적 거리다가 집에 늦게 출발한 데다가 비까지 와서 혹시…

2024-12-08 일기

가장 기억에 남는 게 뭐냐고 물어봤더니 끝도 없는 사막을 지프를 타고 계속 달렸던 것이라고 하는 그녀. 이야기를 듣자마자 모래가 옷 사이에 들어가거나 입이 버석버석해지는 상상을 하게 됐는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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