벽 뒤의 사정査正

바닥에 앉아있다가 무언가를 충전할 일이 생겼다. 그것의 전원을 연결하려고 오랜만에 벽의 매입형 콘센트를 들여다보게 되었는데, 그림처럼 덜렁거리고 있는 게 아닌가? 수년 전 집수리를 할 때 마무리를 제대로 못한 모양이다. 세상은 엉성한 사람들로 가득 차 있다.

시대유감時代遺憾

조직 내에서 경험은 더 이상 시장을 방어하는 참호가 아니라 변화를 지연시키는 요소로 전락할 위험에 직면하게 되는데, 의사결정권자가 내세우는 ‘통찰과 안목(Judgment and Taste)’이 본질적인 기술 이해도 결여를 감추기 위한 이데올로기적 방어기제인지, 혹은 리스크 헷징(Hedge)의 탈을 쓴 관료주의적 필터인지 엄격히 검증해야 하는…

글을 쓰는 게 지루해졌다

그 질문에 마법처럼 글을 쓰고 싶다는 생각이 사라져 버렸다. 누구나 딸깍 서비스로 비슷한 레벨의 글을 생산해 낼 수 있는 시대. 이제는 생각하고, 정리하고, 퇴고하고, 글을 올리기까지 들이는 절대적 시간을 인정받지 못할 수 있다. 그 가치를 부정당하게 된다.

인터넷 밈과 새로운 문화의 패러다임

강렬한 햇볕이 내리쬐는 인도네시아의 강가와 도심의 네온사인이 일렁이는 밤의 거리는 전혀 다른 세상이다. 하지만 15초 남짓한 짧은 영상 안에서 이 두 세계는 기묘하게 결합된다. 배의 맨 앞에서 무표정하게 춤을 추는 소년과 사카낙션(サカナクション)의 ‘밤의 무희(夜の踊り子)’가 만들어내는 리듬의 합치는 단순한 우연을 넘어선…

봄, 그리고 봄

바깥을 보니 날씨가 따뜻해 보인다. 이런 날에는 조금 나른한 노래가 듣고 싶어진다. 박효신의 신보 중 ‘AE’라는 곡이 오늘과 딱 어울린다. 나는 그 곡을 걸고 이후 비슷한 곡이 플레이되도록 세팅해 둔 후 계속 창 밖을 쳐다봤다. 가로수도 하늘하늘 가볍게 흔들리고, 사람들의…

마실

여기 CCTV가 있다는 것을 아셨나요? 오밤중에 애정행각 금지. 혹은 애들 삥뜯기 금지. 다이빙 금지. 음주가무 금지. 워킹 금지(이건 아니고…)

One to watch

회사 근처에 친구의 여동생 사무실이 있어서 가끔 점심을 먹는다. 이 친구는 집도 우리 집 근처에 사는데, 아이가 둘 있는 워킹맘으로 늘 아이들에 대한 걱정을 달고 산다.

이명

진단 전 청력테스트를 하는 과정은 단계가 많고 꽤 신경이 쓰였는데, 우선 계속 헤드폰을 써야 하는 것부터 스트레스였다. 열심히 만진 머리가 제대로 흐트러진다. 게다가 방음 부스는 외롭고 고독하다. 간호사는 나를 귀머거리로 임의 판단했는지, 매번 노친네에게 이야기하듯 큰 소리를 질러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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