일기 2023-10-21

자전거를 타다가 교통사고를 당했다. 아파트 정문을 나와 찻길을 달리고 있는데 골목길에서 승용차가 튀어나와 내 오른쪽 측면을 받았음. 자전거도 날아가고 내 몸도 공중에 떴다가 바닥으로 내동댕이 쳐졌다.

계절의 끝

인생은 지루하기 짝이 없고 고통의 연속이긴 하지만, 생각해보면 상처는 아물었고 고통도 언젠가는 사라졌다. 회복 불능이라 생각되던 상처에도 새살이 돋았고, 생각지도 못했던 미소 지을 일들이 생겼다.

가을의 끝

한번 춥고 났더니 이후 가을 날씨는 모두 덤 같다. 윤일閏日같은 거리가 얼어붙기 전에 부지런히 걷기 위해 밖으로 나왔다. 큰길 가운데로 바람이 지나가자 일시에 거리의 가로수에서 낙엽이 꽃잎처럼 떨어진다.

덤으로 받은 가을

바깥의 형체를 알아볼 정도가 되어 집을 나서는데 공기가 생각보다 따뜻했다. 순간 ‘나같은 사람들을 위해 준비한 계절 운용자의 올해 마지막 가을 체험 서비스인가?’ 했다는 이야기.

빼앗겨버린 가을

2015년 내겐 크리스마스이브가 없었다. 나는 12월 23일 샌프란시스코에서 호주행 비행기를 탔고, 날짜변경선은 내게 그해 크리스마스이브를 빼앗아갔다. 덕분에 2015년만큼은 크리스마스이브의 트리 점등식도, 달링하버의 불꽃놀이도 내겐 허락되지 않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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