뇌파로 치매를 측정하는 방법이 제시 되었다

한국 한의학연구원에서 뇌파 측정으로 치매 위험군을 가려내는 방법을 개발했다고 한다. 측정 방법은 비교적 간단해서 밴드 형태의 뇌파 측정 기기를 장착하고 수 분간 앉아 있기만 하면 된다. 이 방식은 인지기능과 연관이 있는 뇌파 바이오마커의 활동 정보를 관측하는데, 측정 수치가 60%를 넘으면 치매를 의심해볼 수 있다고 했다.

뉴스의 젊은 여성 리포터는 뇌파 측정실 앞에서 이 내용을 전달하며 – KBS 울산 방송국의 박대기 리포터나 먹거리 X파일의 이영돈 피디처럼 – 호기롭게 이야기했다.

‘제가 한번 측정해 보겠습니다.’

그 말이 끝나자마자 그녀는 – 생각을 읽는 기계를 뒤집어쓴 백 투 더 퓨처의 브라운 박사처럼 – 뇌파 측정기를 뒤집어썼다. 조금 후 ‘삐빅~’ 하는 소리와 함께 스크린에 떠오른 측정 수치는 ‘60’. 순식간에 치매 의심군이 되어버린 그녀의 표정은 너무 복잡해 보였다.  

기존의 치매 진단법은 두 시간에 걸친 설문을 통해 환자의 기억력, 언어장애, 시공간 능력 등을 점검한다. 그런 문제풀이식 방법은 합리적인 것 같긴 하지만, 공부 못하거나 시험 보는 것을 질색하는 사람들을 치매 위험군으로 오진할 가능성도 있지 않을까? 인터넷을 검색해서 해당 설문을 들여다보니 생각보다 쉽지 않아 보였는데, 몇 가지를 소개해 보자면

가까운 사람에 관한 사항, 사는 곳이나 직업 등을 기억하는 것은 어떻습니까?  

학창 시절 지리나 역사 과목에 젬병이었던 친구들을 치매 의심군으로 만들기 딱 좋은 질문. 
나는 보통 술자리에서 할 이야기가 없으면 상대에게 사는 곳을 물어본다. 이후 ‘오는데 진짜 오래 걸렸겠는데?’ 혹은 ‘지난주에 그쪽에 간 적이 있어요!’ 하며 대화를 이어나갈 수 있기 때문이다. 하지만, 딱히 궁금해서 물어본 것은 아니기 때문에 대부분 바로 잊고 만다.(기억도 못 할 거면서 그만 좀 물어보라고 했던 친구도 있었음) 요즘은 개인 정보가 꽤 중요하기 때문에 그렇게 함부로 기억해뒀다가는 – 치매는 아니라도 – 개인정보법 위반으로 감옥에 가게 될지도 모른다. 

어떤 옷을 입고 나갈지 등 일상적인 상황에서 결정을 내리는 능력은 어떻습니까?

이런 설문은 우유부단한 사람들을 꽤 불안하게 만들 것만 같은데, 이런 정보가 치매를 판단하는 기준이 된다는 것에 놀라지 않을 수가 없다. 나로 말할 것 같으면 정말 우유부단의 끝판왕으로, 제대로 결정 못하는 것을 즐기냐는 질문을 받은 적도 있다.(물론 그렇지 않음.) 결정을 내리지 못하는 것에 대한 비난은 받아들일 수 있지만, 치매환자 취급까지 받는 건 좀 억울하다. 


어쨌든, 이 뉴스를 접하고는 새로운 뇌파 측정 방법을 더 지지하게 되었는데, 이후 인터넷을 검색하다 보니 이런 뇌파 측정 방법이 신뢰도가 낮을 수 있다는 기사를 읽게 되었다.  

기자 양반들, 대체 진실이 뭡니까?

짜증 나.

글을 쓰고, 그림을 그립니다. 멍하니 있는 걸 더 좋아하긴 하지만...
Posts created 495

Related Posts

답글 남기기

이메일 주소는 공개되지 않습니다. 필수 필드는 *로 표시됩니다

Begin typing your search term above and press enter to search. Press ESC to cancel.

Back To Top