생일

생일을 잘 챙기시나요?

나는 그런 걸 잘 못 챙긴다. 이런저런 정보들을 수집하는 건 좋아하지만, 그것들을 일목요연하게 관리하지 못한다. 우선 저장소부터 일정하지 않다. 새로 산 수첩에 적고, 새로 다운로드한 메모 앱에 적고, 노션에 저장하기도 한다. 한마디로 중구난방. 물론 다시 꺼내어 보는 일도 거의 없다. 단지 적는 걸 좋아하는 사람인가 싶기도 한데, 어쨌든 생일도 마찬가지다. 생일을 모르는데 생일 선물을 준비할 수는 없으니 어떤 선물을 살까 고민할 일도 없다. 그렇게 모두의 생일을 공평하게 잊고 사는 편인데, 가끔 생각지 않게 우연히 다른 사람의 생일을 알게 되는 경우가 있다!

요즘은 SNS에서 생일을 브로드캐스팅 하기 때문에 그게 흔한 경험이긴 하다. 나는 그런 정보는 무시한다. 내가 가록의 주체가 아니니 마음이 불편하지도 않다. 하지만 오래된 기록 속에서 우연히 한참 동안 접하지 못했던 이름을 만나고, 또 우연히 그의 생일이 며칠 뒤라면 어떨까? 나는 선물이 하고 싶어 지는데, 여러분들은 어떠신지?

뭔가 아련한 느낌도 들고, 잘 지내는지 궁금하기도 하다. 그 친구의 웃는 얼굴이라도 떠오르면 더더 선물을 보내고 싶어 진다. 터치 몇 번만 하면 쉽게 선물을 보낼 수 있는 세상이기도 하니까. 물론 받는 친구가 ’이 애가 대체 왜 나한테 선물을 보냈지?‘할 수도 있다. 어쩌면 – 나는 보통 기억을 못 하는 편 – 끝이 안 좋았을 수도 있다. 싸웠다거나, 삐졌다거나… 그러면 더 놀라겠지? 최악의 경우에는 ’ 당신은 누구세요?‘ 할 수도 있다. 엄청나게 자존심 상하는 일이긴 하겠지만 말이다. 그래서 선물을 보낼지 말지 고민한다. 그러다가 ’ 그게 뭐 중요한가?‘하고 보낸다. 그리고는 ’괜히 보냈나?‘ 후회한다.


이야기하다 보니 주변의 친한 사람들에게도 안 보내는 선물을 보내면서 생각은 왜 이렇게 많은 거지? 하게 되지만, 그냥 그런 사람도 있다는 이야기. 물론 생일임을 알게 되면 친한 사람들에게도 가끔 보내긴한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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글을 쓰고, 그림을 그립니다. 멍하니 있는 걸 더 좋아하긴 하지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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