나중에 다시 볼 사이트들을 즐겨찾기 해온 지도 꽤 됐다. 구조를 아무리 잘 만들어도 일단 많이 쌓이게 되면 어디에 뭐가 있는지 도무지 찾을 수가 없는 게 북마크고, 또 폴더 속 파일이다. 게다가 북마크가 가리키는 위치의 콘텐츠 관리는 내 소관이 아니다 보니 조금 오래된 페이지들은 접속도 불가능한 경우가 허다하다. 그런 이유로 응답이 없거나 404를 리턴하는 북마크들을 찾아 자동으로 삭제하는 프로그램을 만들어야겠다고 생각했는데, 일러스트만 그리고 앉았음. 왜 요즘 뭘 하기가 이렇게 싫지?
그건 이주일이 다 되어가는, 정전기처럼 기분 나쁘게 아린 치통 덕분이다. 그건 확실하다. 덕분에 지난 주말에 해 낸 것은 ‘파묘’ 시청뿐이었다. 하지만 갑자기 자식과 나라를 위해 쇠말뚝을 제거하겠다는 최민식 덕분에 집중력이 깨져서, 후반부는 치통 쪽이 조금 더 기억에 선명함. 크게 문제없으니 금방 괜찮아질 거라며 치과에서 스케일링을 하고 약을 처방받아온 다음 날이었는데도 치통은 그 자리에 그대로 있었다.
이게 아픈 건지, 아닌 건지도 잘 모르겠는 요상한 고통. 묘하게 신경 쓰인다. 음식을 못 먹을 정도로 아픈 건 아닌데, 상쾌하게 음식물을 자근자근 씹어내지도 못해. 하지만 삼일 치 약을 다 먹기도 전에 아프다고 다시 병원에 쪼르르 가는 건 너무 애 같아서 어른답게 일주일을 더 참아냈다. 잊어버리고 있을 땐 괜찮은 것 같다가도 ‘아 내가 그랬지’하고 떠올리면 그때부터 풀숲에서 들고양이가 쓱 나타나듯 우리하게 느껴지는 치통. 그리고 난조에 빠지는 컨디션.
무슨 세계 2차 대전 때 포로수용소에서 군사기밀을 알아내기 위해 수행했다는 멘털개조용 고문 같잖아. 그런데 그런 게 실제로 있었나?
어쨌든, 컨디션이 좋아지면 개발은 그때 하기로…