천재는 ‘경작’되어야 하나? ‘발견’되어야 하나?

2025년 9월 27일 자 이코노미스트에 ‘How to spot a genius 천재를 찾는 법’이라는 흥미 있는 기사가 실렸는데, 그 내용은 다음과 같다.

세상은 천재를 발굴하는데 실패하고 있고, 소수의 개인이 엄청난 가치를 창출하는 ‘슈퍼스타 자본주의’가 심화되고 있다, 인재의 풀은 방대하지만 교육과 멘토링의 부족으로 많은 잠재적 천재들이 낭비되고 있으며, 미국은 이민 시스템과 교육자원 배분 문제로 수백만 명의 잠재적 인재들이 기회를 잃고 있다. 재능을 가지고 있다 해도 운, 멘토의 지원, 동료, 가정환경 등이 제대로 따라주지 않아 빛을 발하지 못하고 버려지는 천재들이 많은 것도 문제다.

저자는 보다 많은 천재들이 사회 속에서 자신의 역량을 발휘할 수 있게 하여, 이들이 승자독식으로 끝나는 게 아니라 인류에게 풍요와 기회를 줄 수 있길 바라고 있다. 이를 위해 인재를 위한 팜시스템을 구축할 것을 제안하고 있는데, 한마디로 천재를 위한 아이돌 매니지먼트라고 할 수 있다. 팜 시스템은 가능성이 있는 이들에게 교육 및 멘토링 기회를 제공하고, 단순한 금융적 성공을 넘어 사회적 명예나 공익적 가치를 통한 인류 전체에 기여할 수 있는 분야로의 진출을 돕는다는 거다. 물론 스포츠나 엔터테인먼트는 이미 위와 같은 프레임웍을 가지고 있으니 이상한 제안은 아닐 수도 있다.

 하지만 개인적으로는 천재적 능력을 경제적 가치에만 결부시켜 해석하고, 이들의 능력으로 기술적 혁신을 달성하여 GDP에 기여하는 것만을 고려하는 것은 위험하다고 생각한다. 인류의 발전이라는 건 기술적, GDP적 성장 외에도 인문학, 예술, 기초과학 등 여러 다양한 분야의 동등한 성장이 더해질 필요가 있기 때문이다. 다시 이야기하면, 천재적 IQ 외에도 창의력, 공감능력, 리더십, 끈기 등의 다양한 역량도 중요하게 다루어질 필요가 있다는 거다.

인류의 기술적 발전이, 아이들을 자신이 좋아하는 것이 무엇인지 깨닫기도 전에 하루 종일 N-Back Training, 문제해결, 추론능력 훈련에 가둘 만큼 가치가 있는 것일까? 개인적으로 그것을 100년도 못 사는 개인의 삶을 저당 잡히며까지 추구할 필요는 없다고 생각한다. 이미 인류의 기술은 충분히 발전되어 있으니 말이다.

내겐 아이돌 매니지먼트, 스포츠 캠프, 영재 교육, 엄마의 치맛바람 모두가 안쓰럽기만 한데, 배우는 사람들이 Fast Track을 추구하는 것보다는 – 속도가 조금 늦더라도, 많이 돌아가더라도 – 스스로 부딪쳐 경험으로 알아내고 그 충만한 만족감을 느낄 수 있게 되길 바란다. 그리고, 그런 사람들과 일하고 싶다.

글을 쓰고, 그림을 그립니다. 멍하니 있는 걸 더 좋아하긴 하지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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