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점심을 주문했는데 플레이트 위에 포춘쿠키가 하나 올려져 있었다. 새해를 기념하기 위한 식당 주인의 선물이라고 했다. 그것을 둘로 쪼개보니 운세가 적힌 흰 종이가 툭하고 떨어진다. 종이 위에는
당신의 과감한 결단력이 빛을 보는 운세입니다
라고 적혀있었다. 태어나서 한 번도 과감한 결단을 내려본 적이 없는 나인데… 결국 과감한 결단을 내리지 못하게 되면 빛을 못 보게 된다는 이야기 아닌가? 마음이 초조해졌다. 우선 이 쿠키의 예언의 유효기간부터 확인해 볼 필요가 있겠어. 나는 마침 지나가는 점원에게 이 쿠키 속의 운세가 올해의 운세인지, 오늘의 운세인지 물어보았다. 그녀는 조금 고민하는 듯하더니 이내 대답해 준다.
‘아무래도 일 년에 한 번 하는 행사이니 올해의 운세일 가능성이 클 것 같은데요?’
그렇다고 한다. 오늘의 운세라면 대충 넘어가면 되지만, 올해 내내 영향을 미칠 운세라면 진지하게 받아들일 필요가 있다. 나는 다시 한번 운세를 찬찬히 여러 번 읽어 보았다. ‘당신의 과감한 결단력이 빛을 보는 운세.’라… 역시 많이 읽어보니 안개가 걷히는 느낌이 든다. 과거공부를 위해 같은 책을 읽고 또 읽는 이유가 있었네. 책이 몇 권 없어서가 아니었어. 그런데 잘 살펴보니 이건 어쩌면 예언이 아닐 수도 있겠다는 생각이 든다.
이 문장의 골자는 ‘결단력’이 ‘운세’라는 것이다. A = B인 거다. 각 명사의 수식어를 살펴보면 결단력은 ‘나의 과감한 결단력’이고, 운세는 ‘빛을 보는 운세’다. 즉, 단지 ‘나의 과감한 결단력’이 ‘빛을 보는 운세’라는 설명이다. 다른 예를 들어 보자면
강아지는 마르티스다.
신발장은 붙박이다.
정도라고 할까? 운세라는 건 은유법이다. 사람의 이름일 수도 있고, 도구의 이름일 수도 있다. 중요한 것은 그건 ‘빛을 볼 수 있는’ 눈을 가지고 있기 때문에, 일반적인 ‘운세’는 확실히 아니라는 거다. 반드시 실존할 필요가 있다. 거기까지 생각을 하다가
내가 대체 뭐 하고 있는 거지?
하고는 점심식사를 했다는 이야기.