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건 정말 아무도 관심 없을 텐데, 구매하고 싶어서 한 이 주일째 고민하고 있는 물건이 있다. 바로 USB-C 타입의 독이 그것이다. 어딘가에 갈 때 랩탑은 말고, 아이패드 하나만 들고 가고 싶다는 게 고민의 시작이었다.(늘 랩탑, 아이패드를 바리바리 싸들고 다니는 편) 필요하다고 생각하는 확장 포트는 우선 아래와 같은데,
- HDMI 단자: TV와 연결해서 유튜브를 보고 싶음. 이왕이면 4K 60Hz
- 이어폰 단자: 블루투스 말고, 유선 헤드폰으로 고음질 감상을 하고 싶기도 함
- usb-c type PD: 영상을 볼 때, 배터리가 아웃되지 않게 계속 전원을 공급하고 싶음
- 메모리 카드 슬롯: 카메라의 메모리를 지속적으로 비워주고 싶음
- usb 3.0 단자: 외장 SSD 하드에 저장된 영상을 보고 싶을 수도 있음
- 추가 usb 단자: 마우스나 기계식 키보드 같은 걸 쓰고 싶어 질지도 모름
이런 기능을 모두 갖춘 허브를 발견하지 못한 건 아닌데, 성격상 해당 포트가 존재해야 하는 합리적인 논리가 만들어지지 않는 게 문제다. 나는 그런 건 못 참으니까.(INTP임)
우선, 유선 헤드폰을 어디에 들고 간다는 거지? 너무 크잖아. 게다가 유선 헤드폰은 대부분 오픈형(소리가 바깥으로 샌다)이라 사람이 많은 곳에서는 뒤집어쓸 수도 없어. hdmi 단자라.. 아이패드에 스크린이 있는데 왜 TV에 연결을 한다는 거야? 영상을 안 본다면 pd 충전도 의미가 없음. 그건 그렇고, 요즘 카메라를 충전시켜 본 적이나 있어? 대부분 스마트폰으로 찍잖아.(그것도 잘 안 찍음) 영상도 요즘은 100% 스트리밍 서비스(그 중 90%는 유튜브)로 감상하는데 외장하드에 담을 영상이 어딨어? 키보드? 아이패드용 스마트 키보드가 있는데 시끄럽고 무거운 기계식 키보드를 왜 또 가져가? 그건 절대 안 된다. 그런 비효율은 용서할 수 없으니까. 스마트 키보드는 커버 역할도 해서 패드도 지켜줌. 기계식 키보드는 오히려 흠집을 내겠지.
그러다 보면 허브는 아예 살 가치가 없다는 결론에 도달한다. 거기서 멈추면 되는데, 또.
그래도, 음악은 좀 고음질로 들어보고 싶으니까 이어폰 단자가 있는 것만이라도 사볼까?
하면서 슬금슬금 다시 쇼핑몰을 뒤지기 시작한다는 거.
‘아..아앗! 거기에 hdmi 단자가 추가된 것도 있는데, 가격차이가 얼마 안나잖아?’
지겨운 인생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