샌프란시스코의 인구는 약 80만이다. 서울이 천만명이니 서울 인구의 1/10도 안되고, 면적도 서울시의 1/5 밖에 안 되는 어떻게 보면 좀 작은 도시다. 하지만, 유동인구는 엄청나게 많아서 마켓 스트리트나 피셔맨스 와프 쪽은 보이는 게 대부분 관광객이다. 큰 컨퍼런스를 한번 하면 유입되는 인력만 해도 샌프란시스코 인구의 1/5이 된다고 하니 대단하지 않을 수 없다. 덕분에 그런 기간에는 호텔의 하루 숙박비가 2000불까지도 올라간다. 같은 날 라스베이거스는 20불이라도 비어있는 방 천지일 텐데 말이다. 물론 그곳은 도시 전체가 호텔이긴 하지만…
레스토랑 앞에 주차되어 있는 장난감 같은 자동차에 굳이 자리 꽉 채워 타 보는 귀여운 할아버지들. 참고로 이 분들은 여행객들이고 저 차의 소유자는 물론 아니었다. 주인이라도 뛰어나오면 어쩌나 조마조마한 건 나뿐이었던 것 같음.
서울 시민의 주 교통수단은 지하철이지만, 샌프란시스코는 누가 뭐래도 버스(muni)다. 택시와 우버도 많이 사용하긴 하지만, 그래봤자 뮤니를 이길 수는 없다. 샌프란시코에도 지하철이 있긴 하지만 마켓 스트리트를 가로지르는 하나의 라인뿐이다. 서울이 열개가 넘는 지하철 노선으로 거미줄처럼 얽혀 있는 것과는 큰 차이가 있다. 그런 이유로 시내 이동보다는 공항이나 바다 건너 버클리 쪽에 갈 때 종종 사용했었다.
뮤니는 보통 클리퍼 카드를 충전해서 사용하거나 한 달 패스를 끊어 사용한다. 물론 현금으로 사용하는 사람들도 꽤 많았다. 지금도 그럴지는 모르겠지만… 패스는 끊는 날부터 한 달이 아니라 무조건 그 달의 1일부터 말일까지이니 계산 잘해보고 끊어야 한다. 교통 앱에서 가리키는 버스 정류장 위치로 이동해도 정류장의 흔적 찾아보기 힘든 경우가 꽤 많은데, 대부분 아무런 표시가 없기 때문이다. 심지어는 의자도 없다. 그럴 때는 길바닥을 유심히 살펴보길 바란다.(버스라고 쓰여있음)
샌프란시스코는 여기저기 크고 작은 공원들이 꽤 많은데, 큰 공원은 또 엄청나게 커서 골든게이트 파크는 뉴욕의 센추럴 파크보다도 크다.(이 두 공원은 같은 사람이 설계했다고 함) 어쨌든 이 지역의 공원 안은 – 크기와 상관없이 – 강아지 천지다. 덕분에 공원에 반려견 없이 가면 왠지 초라해지는 느낌이다. 사람들이 끌고 오는 강아지의 종류도 다양해서 그것만 쳐다봐도 심심히지 않을 정도다. 양 만한 개들이 목줄도 없이 지나다니는 경우도 종종 있는데, 갑자기 다가와서 내 목을 칵 물지도 모른다는 생각에 등골이 오싹해지기도 한다. 너무 아플 것 같으니까. 하지만, 사람에게 달려드는 경우는 한 번도 본 적이 없는데, 친구에게 들으니 대부분 트레이닝을 시킨다고 한다. 근데 그걸 네가 어떻게 알아?