폭싹 속았수다(2025)

★★★★☆

언제부터인가 시가 없어진 세상에, 다시 그것을 가져와 준 드라마. 

인간은 가랑잎이 바람에 날리는 것처럼 세상에 왔다가 그 잎이 바닥에 떨어지듯 세상을 등진다. 작가와 감독은 긴 듯 짧은 시간을 소풍 가듯 다녀가는 우리네 삶을, 여러 세대의 인물들을 한 프레임에 배치하여 드라마 한 시즌에 모두 담는 데 성공했다. 인생의 서장에서 종장까지 평범한 이야기를 잔잔하게 이어갈 뿐인데, 보는 내내 삶에 대해 무겁게 고민하게 되는 드라마. 

사람은 하루하루를 살아간다는 것만으로도 애잔한 존재이며, 응원받아야 마땅하다.  

등장하는 모든 연기자들이 하나하나 너무 소중한데, 나문희, 염혜란, 이수미, 백지원, 최대훈, 이준영… 이름 잘 기억 못 하는 나지만 잘 기억해두고 싶어졌다. 아직 3/4만 본 상태지만, 마지막 4막을 보고 난 이후 이 드라마는 내 인생 드라마가 된다.(예언)

나를 봐줘
잠든 후에도 잔숨에 들썩이는 내 어깨를 잡아줘
악몽에 움찔거리는 나를 다독여줘

나를 보지마
내가 앞에 있어도 겨우 서있는 내 몸을 밀쳐내줘
다가서는 내게 등을 돌려 도망가줘

나를 안아줘
낮이 밤인듯 다시 낮인듯 아무 것도 느끼지 못하는
나를, 내 어깨를 감싸 안아줘


마지막 13~16(겨울)을 다 보고나서 남기는데, 그 정도는 아니었음. 산만한 진행이 어느 정도는 깔대기를 통과하듯 정리될 거라 생각했는데, 그대로 흐지부지 트래디셔널한 결과를 벗어나지 못하고 마무리되었다는 생각이 든다. 그래서 별 하나 깎음.(5개->4개)

글을 쓰고, 그림을 그립니다. 멍하니 있는 걸 더 좋아하긴 하지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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