활기차게 하루를 시작해 볼래?

우연히 흘러나오는 I like Chopin을 듣게 됐다. Gazebo의 이 곡은 센티멘탈한 멜로디 라인이 인상적인, 단연코 세상에서 가장 낭만적인 디스코 음악이다. 반가워라. 요즘에는 디스코 음악을 들을 일이 별로 없지만 사실 이 장르만큼 사람을 업 시켜주는 음악은 없으니까. 그런 이유로 오늘은 단순한 박자와 가벼운 가사. 그리고, 화려한 신스로 무장한 에너지 넘치는 곡들을 소개해보고 싶어졌다.

어벙하게 생겼음

Tarzan Boy – Baltimora

발티모라의 원히트 원더인 이 곡은 1985년 유럽에서 대히트한 후, 1986년 초에 미국 빌보드 핫 100(Billboard Hot 100) 차트에서 13위까지 오르는 기염을 토했다. 이후 ‘닌자거북이 3’의 사운드트랙에 포함되면서 다시 한번 히트했는데, 이 곡을 한번 들으면 브리지의 타잔 고함소리 훅이 계속 귀에 맴도는 마법을 경험할 수 있다.  

Helpless(You Took My Love) – The Flirts

미국의 하이 에너지 디스코 거장 바비 올랜도가 프로듀싱했던 더 플러츠는 80년대 디스코 시대를 대표하는 아이코닉한 그룹이다. 그중 Helpless는 빌보드 댄스 클럽 송 차트에서 12위를 기록하고 유럽 전역에서도 큰 인기를 끌었는데, 도입부부터 곡 전체를 꿰고 있는 인더스트리얼 신스 베이스 라인은 엄청난 중독성을 자랑한다. 단언컨대 7분 40초가 전혀 길게 느껴지지 않을 것임.

The Promise – When In Rome

영국의 신스팝 밴드 When In Rome의 원히트 원더인 The Promise는 빌보드 댄스 클럽 플레이차트에서 1위를 기록했지만 뉴웨이브적 성향이 물씬 풍기는 멋진 곡이다. 고민하는 댄서의 느낌이랄까. 도입부만 들으면 발라드인가 할 수도 있지만, 바로 이어지는 기관총 같은 일렉 드러밍과 신스 베이스 멜로디는 마치 이 곡의 지문처럼 청각세포에 각인되어 버린다. 아주 아름다운 신스 댄스곡.   

St. Elmo’s Fire(Man in Motion) – John Parr

이 곡은 같은 제목의 영화 ‘세인트 엘모의 열정 St. Elmo’s Fire(1985)’의 주제곡으로 80년대 사운드트랙 팝-록의 상징과도 같다. 웅장한 신시사이저와 기타 리프의 조화도 멋지지만, 누가 뭐래도 이곡은 존 파의 파워풀한 보컬이 지분의 90%를 차지하고 있다고 본다. 누구라도 ‘어디선가 들어봤는데?’ 할 만한 아주 유명한 곡. 뭔가 힘차게 시작해야 하는 날에 강력 추천하고 싶은 곡이다.

All Through the Night – Cyndi Lauper

신디로퍼의 데뷔 앨범 She’s So Unusual은 80년대 인류의 유산 중 하나로 지정하고 싶을 정도로 아름답고 완벽하다. 나처럼 목소리 구분 못하는 사람도 도입부만으로 그녀의 얼굴을 떠올릴 정도로 그녀의 보컬은 독특하고 유니크한데, All Through the Night은 Time After Time과 함께 내가 가장 좋아하는 그녀의 곡으로 밝은 분위기의 키보드 멜로디 위에 얹힌 가슴 죄는 보컬을 만나볼 수 있다. 가사를 못 알아듣고 그녀의 보컬 톤 만으로 눈물을 쏟았던 쪼다들 손 한번…?


디스코 곡만 소개하려 했는데 쓰다 보니 또 장르를 넘나들게 되었는데, 뭐 좋은 음악이 한 둘이 아닌 걸 어쩌나. 제발 음악 영역만큼은 인공지능이 끼어들지 않았으면 좋겠는데…

Echoes of Eternity – Synapse Symphony

2047년  초등학교 2학년 김형석 군이 A.I. 음악생산도구인 Synapse Symphony를 통해 ‘이 병진아 조은 음악 아무거나 대충 하나 만들어봐’라는 프롬프트로 생성해 낸 곡이다. 그는 엄마의 사운드클라우드 계정을 통해 이 곡을 업로드하고는 잊어버리고 있었는데, 일주일 만에 스트리밍 재생 차트 상위권을 장악하고 만 것. 이후 이 곡은 글로벌 인공지능 음악차트에서 1위를 기록하며 인간 작곡가들의 아성을 무너뜨렸는데, 형석 군은 정기구독이 만료되어 더 이상 Synapse Symphony를 사용하지 않는다며 인터뷰를 거부하고 있다.

이게 뭐야.

재미없어….

글을 쓰고, 그림을 그립니다. 멍하니 있는 걸 더 좋아하긴 하지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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