Apple Design Awards 2022

지난주 진행되었던 WWDC 2022의 개발자 세션 영상에서 Apple Design Awards 2022 수상자들의 인터뷰를 보게 되었다. 이십 분 남짓 되는 이 영상은 여러 질문의 답이 교차편집되어있어 정신없긴 했지만, 인정받은 산출물이 있는 사람들이어서 그런지 답변에서 그들만의 철학을 엿볼 수 있었다. 몇 개 소개해 보자면…

  • if I came up with 50 ideas in a day and 49 were absolutely useless and one was really good, that’s a very good day. 하루에 50개의 아이디어를 생각해냈을 때 그중 하나라도 건질 수 있었다면, 그날은 성공.
  • Making something simple is quite complex. 어떤 것을 간단하게 만드는 일은 엄청나게 복잡한 일.
  • Make as much as you can. They don’t have to be huge. They don’t have to be exciting. But the more you make, the more you learn how to make. 될 수 있으면 많이 만들어볼 것. 대단할 필요도, 멋질 필요도 없음. 단, 만들어 볼수록, 점점 더 어떻게 만들어야 하는지 알게 됨.
  • Pushing the limits has never been the problem. 어떤 일을 극한까지 밀어붙이는 건 늘 있는 일.
  • When to leave it alone and stop tinkering on it. 거기서 멈추고 더 이상 만지작거리지 말아야 할 때.
  • Let go of some of your assumptions. 가끔은 네 생각을 좀 내려놔.

개인적으로 UX는 기술과 가장 밀접하게 상호작용하는 예술활동이라고 생각한다. 표면적으로는 준비된 많은 음식 중 테이블 위에 어떤 것을 어떻게 올려야 할지 고민하는 일과 비슷할텐데, 준비된 음식이 많을 수록 고민은 더 깊어지겠지. 하지만, 테이블에 앉을 사람은 단 한 명이다.


매장에서 구매할 옷을 고르는 것보다 옷장 속에서 버릴 옷을 고르는데 더 많은 고민을 하게 되는 것이 인지상정이듯, 늘 화면에 무얼 올릴지가 아니라 무얼 내려놓을지 고민하게 되는 것은 UX 디자이너의 일상이다. 무언가를 버리는 데는 늘 책임이 따르고, 그로 인한 비난을 오롯이 견뎌내야 할 때도 있다. 사람들은 UX의 중요성을 강조하며 UX 디자이너들에게 무거운 짐을 지우고 있지만, 과연 그것이 그들만의 롤일까? 모바일 시대 이전에도 도메인 비즈니스 철학을 담고 있는 서비스를 사용자에게 어떤 방식으로 전달해야 하는가는 애플리케이션 개발 프로젝트에서 가장 고민스러운 영역이었다는 것을 잊으면 안 된다. 그것이 누구의 롤인지는 크게 중요하지 않다. 하지만, 반드시 준비되어야 한다.

UX를 극대화하기 위해서는 콘텐츠의 배열이나 전달 메커니즘에 대한 고민이, 전달하고자 하는 서비스나 콘텐츠에 대한 깊은 이해(어떤 경우에는 콘텐츠가 만들어지는 서비스 레이어의 구조까지도) 위에서 이루어져야 한다. 그렇다는 건 프로젝트에 관여하는 거의 모든 인력들의 전문성이 함께 어우러져야 한다는 이야기다. 내가 준비한 알고리즘의 특징이 어떤 건지, 그것들이 어떤 구조로 작동하는지, 사용자에게 전달하고 싶은 것은 무엇인지에 대해 이해하지 못한 상태에서 서비스의 흐름을 구성하고 기능을 배치할 수 있을까? 최고의 사용자 경험을 만들어낼 수 있을까? 이런 작업은 공을 주고받는 식으로는 안 된다. 둘러앉아 함께 조각 퍼즐을 맞추듯 할 수밖에 없다. 


아무도 봐주지 않는 사무실 안에 처박혀서 뭔가 새로운 것들을 만들어내기 위해 끊임없이 노력하는 분들을 응원하며, 가장 인상 깊었던 한 수상자의 조언을 마지막으로 공유해볼까 한다. 

You can steal, but steal from the best and always add your own kind of magic fairy dust. 아이디어를 빌릴 수는 있음. 하지만, 가장 멋진 것으로부터 빌릴 것. 그리고, 거기에 늘 너만의 무언가를 더할 것.

글을 쓰고, 그림을 그립니다. 멍하니 있는 걸 더 좋아하긴 하지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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