치즈와 버터

친구가 물었다. ‘치즈’ 들어봤어요? ….그건 먹어만 봤다고. 그건 그렇고 BTS의 ‘Butter’는 마이클 잭슨이 불러도 정말 잘 어울렸을 것 같다. 만약 그랬다면 국내차트에서는 오마이걸의 ‘Dun Dun Dance’가 1위를 할 수 있었겠지. 그런데, ‘버터’라는 음악가도 있다는 걸 아시나요? ‘Butter’를 검색하다가 잘못 터치해서…

오마카세와 복명복창

그렇게 한 여덟 접시가 나온 직후였을 것이다. 또 새로운 접시가 우리 앞에 도착했고, 셰프는 뭐라고 웅얼거렸으며, 그 친구는 미간을 접으며 또 그 소리를 듣기 위해 안간힘을 썼다. 그리고는 우리에게 커다랗게 외쳤다.

다음 실연은 더 편해질 거예요

아주 가끔은 뭔가를 이야기해달라는 듯한 표정으로 차례를 넘겨주는 사람도 있는데, 그럴 때면 엄청나게 어려운 문제의 증명을 위해 빈 칠판 앞에 선 학생처럼 난처해진다. 내가 더할 수 있는 말이라고는 ‘괜찮아질 거야’ 정도뿐이다. 물론 쉽게 괜찮아지지 않을 것이다. 하지만, 언젠가는 반드시 괜찮아진다.

무언가를 잘 하기

태초에 계이름이 있고, 코드가 있고, 코드진행 가이드가 있지 않았겠지. 그냥 좋은 소리가 나는 것을 발견하고 그것을 즐겼을 뿐일거다. 더 좋은 소리를 만들기 위해, 더 즐겁기 위해, 계속 반복에 반복을 하면서 말야.

비와 아이유

아침 식사를 하고는 딱히 할 일이 없어서 한참 동안 창 밖을 내다보고 있었다. 이틀 연속이라니, 이제 점점 비가 지루해지려는 참이었다. 마침 하늘도 살짝 열리고 있었고, 바닥의 웅덩이에서도 더 이상 빗방울을 볼 수 없었다. 하긴 24시간이 넘도록 음악을 트는 게 쉬운…

양자역학과 플러그

논리적으로는 콘센트 안에서 플러그를 180도 돌리기 전에 꼽혀야 하는데, 희한한 게 360도를 돌려도 절대 끼울 수가 없기 때문이다. 그렇게 목뼈를 뒤집어 고개를 꺾고 어깨뼈를 접은 불편한 자세로 플러그를 빙빙 돌리고 있자면, 정말 순식간에 화가 머리 꼭대기까지 치밀어 오른다. 육체적으로도 힘들지만,…

술이 있으면 어디든 좋아

라는 책을 읽고 있었다. 선물을 하면 도쿄에서 사 가지고 가는 게 당연하잖습니까. 살고 있는 동네의 것을 사 가는 것도 좀 이상하긴 하죠. 그 가게의 포테이토 프라이가 얼마 전에 이엔이 올라서 지금은 하나에 십이 엔입니다. 그것을 열 개 사죠. 딱 떨어지는 게 좋잖아요. 하지만, 12와 10의 최소공배수는 60이다. ‘오코조씨. 다섯 개만 사셔도 된다구요.’   나는 마음 속으로 이야기했다. 

주말 스케치

일요일 오후, 한주 내내 장막처럼 드리워져 있던 미세먼지가 거짓말처럼 말끔히 사라졌다. ‘흐린 날은 개고, 비는 그친다’고 했던가? 해결이 잘 안 되는 일이 있다면 조금 기다려 볼 일이다.

초코 휘낭시에

‘그런데, 오늘은 휘낭시에는 안 드시나요?’ 바리스타 분이 포스 앞에 서있는 내게 싱긋 웃으며 이야기했다. 하지만, 나는 이곳에서 휘낭시에를 먹어본 적이 없다. 이렇게 가끔 다른 사람이 나를 누군가와 착각하는 경우가 종종 있는데, 그럴 때는 왠지 기분이 묘해진다.

화창한 날의 ‘비가 내리는 날에는’

오늘은 아침부터 날씨가 참 좋았다. 아침부터 햇빛에 모든 것이 반짝반짝 빛나는 그런 날씨였다. 날씨 좋은 주말에 늘 그랬던 것처럼 랩탑을 가방에 넣어 메고는 천천히 서울숲으로 향했다. 한강 공원은 선글라스를 쓰지 않으면 눈을 제대로 뜨고 달릴 수 없을 정도다. 나는 잠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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