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회사 근처에 친구의 여동생 사무실이 있어서 가끔 점심을 먹는다. 이 친구는 집도 우리 집 근처에 사는데, 아이가 둘 있는 워킹맘으로 늘 아이들에 대한 걱정을 달고 산다.
‘애들이 너무 게임을 많이 해요’
나도 그랬지만 우선 말을 아끼는 것이 좋다. 인생을 살아오면서 터득한 몇 안 되는 유용한 스킬 중의 하나.
‘마인크래프트인지 뭔지… 하루 종일 그것만 해요. 공부는 아예 신경도 안 쓴다니까?’
게임을 안 한다고 해도, 공부에 신경을 쓸 리가 없잖아. 역시 엄마와 아들 간의 간극間隙은 예나 지금이나 다를 게 없다니까? 우리 엄마는 조금 다르긴 했다. 공부는 안 해도 좋으니 게임은 제발 그만 좀 하라고 했었지.
‘그리고 말은 또 왜 그렇게 안 듣는지 몰라’
나는 안다. 엄마의 말을 모두 다 들어주는 남자 아이는 세상에 없다는 걸. 여자아이들은 모두 엄마의 말을 잘 듣는 걸까?
‘학교에 가기 싫다고 맨날 그러고…’
나는 학교에 가기 싫지는 않았지만, 가고 싶지도 않았다. 아무것도 하고 싶지 않았음. 그때는 북한이 핵폭탄을 터뜨리면 다 끝이라는 생각에 사로잡혀있었던 기억이다. 핵폭탄은 지금까지도 전 세계를 혼란에 빠뜨리고 있지 않은가? 내가 지금 이란에 있다면 초등학교 때와 같은 고민 속에서 살아갈지도 모를 일이다.
‘게임에는 그렇게 몰입을 할 수가 없어요. 집중력이 대단해’
사실 나는 게임을 그렇게 오래 하지는 못했다. 집중력이 떨어지는 아이였기 때문이다. 지금도 그때의 영향으로 30분 이상 회의를 하는 게 힘듦. 이야기를 들어보면 아이는 크게 걱정할 상태는 아닌 것 같다. 우선 집중력이 뛰어나다는 것만으로도 대단하잖아.
‘근데, 얼마 전에 이스트폴의 애슐리퀸즈에서 우리 애랑 같이 본 적 있잖아요?’
부모님과 점심 식사를 하러 갔다가 그 친구와 아이를 만난 적이 있었지.
‘그때 우리 애가 오빠를 보고 진짜 잘생겼다고, 연예인 같다고 하는 거예요.’
내 생각이 맞다. 사람 볼 줄도 아는, 이 나라의 재목이 될만한 대단한 아이임에 틀림없어!
그래서 우리 애 진짜 이상하다 생각했어