경추에 도달하자 그녀는 무릎을 거두고 손으로 주무르기 시작했다. 발보다는 약할 테니 이제 살았다고 생각했지만, 내 목도 몸통보다 약했다. 게다가 그녀의 손아귀 힘은 발보다 더하면 더했지 못하지는 않았다.
경추에 도달하자 그녀는 무릎을 거두고 손으로 주무르기 시작했다. 발보다는 약할 테니 이제 살았다고 생각했지만, 내 목도 몸통보다 약했다. 게다가 그녀의 손아귀 힘은 발보다 더하면 더했지 못하지는 않았다.
뭔가 찜찜하긴 했지만 크게 중요한 건 아니라고 생각했다. 어차피 한 시간 반 남짓 마사지를 위한 전화였을 뿐이다. 하지만, 나는 물어봤어야 했다. 대체 나의 주문을 어떤 방식으로 해결하려 했던 것인지를 말이다.
물론 비가 오기 전에도 플레이리스트의 맨 위쪽에 올려두고 늘 이 곡으로 감상을 시작했다. 그 이후로 내 퇴근길 발 밑은 늘 가랑비로 찰박거렸다.
하지만 스타벅스에서조차도 오 분 동안 주절주절 원하는 레시피를 읊는 이곳 사람들은, 원두의 종류부터 물의 온도까지 세세하게 바리스타에게 전달하여 악착같이 자신만의 커피를 받아낸다.
여동생은 호주에 산다. 언젠가 놀러 갔을 때 그녀가 김치찌개를 한 적이 있는데, 급하게 나가야 하는 바람에 오래 끓일 시간이 없었다. 깊은 맛이 없는 김치찌개는 김치찌개라 할 수 없으니까.
자전거를 타고 지날 때마다 보게 되는 한강 자전거 길의 사고 현장 페인트가 있다. 그런데, 그게 일반 사고 현장의 페인트 마킹과는 조금 다른데, 사람이라기에는 너무 길고(약 2.5미터) 폭도 상당히 좁다.
그런 위로를 들을 때 문득 ‘잘 된다는 게 뭐지?’ 하게 되는 경우가 있다. 그렇게 고민하다 보면 신기하게도 – 그 답을 바로 찾지는 못하더라도 – 마음이 차분해지고 객관적으로 자신의 상황을 바라볼 수 있게 된다.
버스를 타려고 해도 표지판이 제대로 붙어있지 않아 정류장을 찾기도 어렵고, 정류장을 찾아도 버스는 좀처럼 오지 않는다.
나는 퍼시픽 하이츠 쪽에서 집을 구했는데, 길 쪽으로 나와서 조금만 걸으면 바다를 내려다볼 수 있어서 좋았다. 개인적으로 오르막을 싫어해서 언덕은 피하고 싶었지만 샌프란시스코에서 가장 높은 지역에서 살게 되었으니, 인생은 알 수 없는 것이다.
자신만의 아이덴티티를 만들려면 무심한 대중들이 그 특징을 읽어낼 수 있도록 반복할 필요가 있는데, 그러다 보면 지루하고 변화가 없다는 지적을 받게 된다. 하지만, 죽고 나면 또 관대해지는 대중. 예술은 역시 어려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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