스포티파이에서 플레이리스트를 만들고 한 곡을 담으면 그 곡과 비슷한 음악들이 지속적으로 추천되는데 이 알고리즘이 생각보다 훌륭하다. 오늘은 Fine Young Cannibals의 She drives me crazy를 첫 곡으로 담으며 이어진 알고리즘의 추천곡들을 소개해볼까 한다. 재미없을지도…
She Drives Me Crazy – Fine Young Cannibals
1984년 결성된 영국 버밍엄 출신의 3인조 밴드인데, 락을 표방하지만 댄스 차트에서 더 인기를 얻었다는 게 재밌다. 단 두장의 정규앨범을 발표하고 92년 해체되었는데, 이 곡은 그들의 빌보드싱글 1위 곡이다. 이때는 거의 매주 1위 곡이 바뀌었을 정도로 좋은 음악이 계속 발표되던 팝의 르네상스 시대였기 때문에 1위만으로도 너무 대단했다고 이야기할 수 있음.
Faith – George Michael
마이클 잭슨과 동시대 팝의 양대산맥을 이루었던 최고의 팝스타. 마이클 잭슨의 Bad와 조지 마이클의 Faith 앨범의 격돌은 음악계의 다시 반복되지 못할 빅 이슈였는데, 조지 마이클의 앨범이 미국에서는 더 많이 팔렸지만, 세계적으로는 마이클 잭슨의 앨범 판매고가 더 높았다. 엘튼존과 함께 부른 ‘Don’t let the sun go down on me’도 꼭 들어보시길.
Got My Mind Set On You – George Harrison
비틀스 멤버인 조지 해리슨의 솔로 곡. 비틀스 멤버의 마지막 빌보드 차트 1위 곡이기도 하다. 사실 솔로를 시작한 비틀스 멤버들 중에서 가장 먼저 빌보드 차트 1위를 밟은 것도 그였음.
Invisible Touth – Genesis
제네시스는 영국 프로그래시브 록 밴드로 1968년부터 2000년까지 활동을 하고 그 이후에도 재결성을 몇 번 할 정도로 오래 활동을 했지만 빌보드 1위 곡은 이 곡뿐이다. 여러분 빌보드 1위가 이렇게 힘듭니다. 이 밴드의 드러머가 그 유명한 I wish it would rain down의 필 콜린스.(물론 이 곡의 보컬도 필 콜린스)
Time After Time – Cyndi Lauper
그녀의 데뷔 앨범의 두 번째 싱글 커트곡이자 첫 빌보드 1위 곡이다. 데뷔곡이었던 Girls Just Wanna Have Fun과는 분위기가 정반대인 이 곡은 금세기 최고의 발라드라고 소개할만하다. 이 곡을 듣고 나면 바로 트레이시 채프먼의 Fast Car를 이어 듣고 싶어 지는데 그 이유는 모름.
Kiss – Prince
이 곡이 추천으로 다른 곡들 사이에서 떠올랐을 때 마음속으로 탄성을 질렀다. 애플뮤직이나 유튜브라면 Purple Rain이 떴을 테니까. 이런 음악을 이 시대에 발표했다는 것 자체가 미스터리인데, 요즘 들어도 하나도 촌스럽지 않다는 거. 빌보드 2주 연속 1위 곡(이 시대 즈음에 최장 연속 1위는 쟈넷 잭슨이 세웠던 4주임)
Everybody Wants To Rule The World – Tears For Fears
2년 전 슈퍼밴드 2에서 제이유나 팀이 연주해서 일반인 – 나는 음악을 좋아하는 음악애호가 – 들도 꽤 알고 있는 곡이다. 사실 나도 티어스 포 피어스는 이 곡 밖에 모름. 그래서 제이유나 팀 이야기를 조금 하자면, 장하은이 기타 칠 때 너무 과하다고 생각했습니다. 물론 기타는 잘 침.
여기까지 리스트에 추가하다가 너무 끝도 없이 계속 올라오는 곡들에 질려서 폰을 닫아버렸음. 추천 알고리즘들은 왜 시대만큼은 넘나들지 못하는지 궁금하다. 어떤 플랫폼이든 80년대 곡으로 시작하면 80년대 곡만, 2000년대 곡으로 시작하면 2000년대 곡만 주야장천晝夜長川 큐레이팅하고 앉아있는 게 스트리밍 플랫폼의 클리셰라면 클리셰. 제네시스의 Invisible Touch 뒤에 Tally Hall의 Hidden In The Sand 혹은 프린스의 Kiss 뒤에 르세라핌의 Fire In The Belly가 떠올라도 고개를 끄덕일 텐데 말이야.
피어나, 너 도도에돋ㄷ돋…
끝.