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
설국열차, 옥자, 기생충까지는 그런 생각이 없었는데, 이번 미키 17을 보면서는 봉준호 감독이 ‘이제 좀 다른 이야기를 해도 좋을 것 같은데…’ 하는 생각을 하게 됐다. 사실 나는 이 영화가 메시지를 전달하기 위해 사용했던 소재에 더 관심이 많았어서, 영화를 보면서도 머릿속으로는 따로 그 생각만 했던 것 같다. 육체와 기억의 관계. 기술의 발전으로 육체도 재생산이 가능하고 기억도 전기적 신호로 전이가 가능하다면, 인간이 영원히 살게 되었다고 할 수 있을까? 그런 기술로 레플리카가 동시에 존재하게 될 수 있다면, 우리는 이를 어떻게 정의 내려야 할까? 내가 둘, 혹은 셋이 된다면… 그 시점에서부터는 서로 다른 기억을 가지게 될 때, 진정한 나는 누굴까? 이런 상황의 철학적인 정리가 가능하다 해도, 이후 사회적 정의까지 생각하면 정말 해결해야 할 일들이 산더미다.
나는 이런 부분을 건드려줄 거라 생각해서 그랬는지 이번 작품에 약간은 실망했다.
재미없는 것은 아님. 하지만, 아주 재밌는 것도 아님. 볼때 두시간이 넘는 줄은 몰랐음. 그럼 재밌었던 건가? 헛갈림.