버지니아 울프의 정원(몽크스 하우스의 정원 이야기)

한 사람에게, 또한 한 사람이 살아가는 방식에 가장 깊숙하고도 영구히 영향을 미치는 것은 바로 집이다. 집은 하루하루와 매 시간 매 순간의 특질을 결정하고, 삶의 색채, 분위기, 속도를 결정한다. 나아가 한 사람이 하는 일, 할 수 있는 일, 인간관계의 틀이 된다 – 레너드 울프 

몽크스 하우스는 잉글랜드 서식스에 있는 로드멜이라는 마을의 정원이 아름다운 집으로, 1919년 레너드 시드니 울프에게 팔린 후 버지니아 울프와 그가 평생을 살아갔던 곳이다. 근대 모더니즘 문학의 중심에 있는 중요한 작가인 버지니아 울프는 1941년 이 집의 부엌에서 바깥쪽으로 연결된 문을 통해 우즈 강으로 나가 투신할 때까지 이 집의 정원에서 작은 평화를 얻었다. 그녀의 불안정했던 삶 속에서 유일하게 안정을 주었던 몽크스 하우스의 정원 이야기를 그 집을 이어받아 10년을 살았던 캐럴라인 줍의 시선으로 기록한 책이 이 ‘버지니아 울프의 정원’이다.  

이 책을 읽으면서 버지니아 울프와 그의 남편인 레더드가 정성을 다해 한해 한해 가꿔온 몽크스 하우스의 정원이 마치 하나의 소우주같다는 생각을 했다. 그들은 마치 그곳에서 태어난 것처럼 생활했으며, 더 좋은 곳으로 만들기 위해 부단히 노력했고, 그 안에서 평화를 얻었으며, 그 안에서 죽음을 마주했다.  


어떻게 살아야 의미가 있을까 하는 생각을 할 때마다 해 놓은 게 별로 없다는 생각에 조급해졌는데, 이 책을 읽으면서 마음이 조금 가벼워졌다. 내 우주 안에서 스스로 만족할 수 있다면 그건 누구에게도 꽤 괜찮아 보일 것이라는 믿음이 이 책을 보며 생겼기 때문이다. 조금 더 가볍게, 부담 없이, 좋아하는 것에 시간을 더 많이 들이며 지내볼까?

글을 쓰고, 그림을 그립니다. 멍하니 있는 걸 더 좋아하긴 하지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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