범죄도시 3을 봤다. 1은 정말 재미있게 봤는데 이것도 이젠 때 되면 나오는 시즈널 특산물이 되어버린 느낌. 이준혁이 연기한 악당은 서사도 없이 또라이짓만 하니 그냥 미친놈 같아 보일 뿐이다. 물론 잘생기긴 함. 없다시피 한 스토리가 짜증 나서 시원시원한 단순무식 마동석 펀치가 그리우신 분들에게만 추천.
그건 그렇고 맘에 드는 사람이 있을 때 무조건 자주 얼굴을 들이밀라는 말이 정말 틀리지 않은 게, 마동석을 처음 봤을 땐 평생 악역만 해야 하나 싶었는데(죄송) 자꾸 보게 되니 마치 인상파 명품 배우 같아 보인다는 거. 물론 싸이처럼 봐도 봐도 익숙해지지 않는 사람도 있긴 함. 팔뚝이 저렇게 두꺼우면 평소 생활할 때 엄청 답답할 것 같은데 그건 경험해보지 못한 자의 기우杞憂겠지?
미야자키 하야오의 신작인 ‘그대들은 어떻게 살 것인가’도 봤다. ‘봐야지’하면서 계속 제대로 시간을 내지 못하다가 이번 주말에 조조로 감상을 했음. 개인적으로는 꽤 좋았다.
언뜻 보면 지브리의 기존 공식을 그대로 따른 것처럼 보여. ‘라퓨타’ 혹은 ‘센과 치히로의 행방불명’처럼 소년과 소녀가 초경험적 판타지 활극을 통해 성장하는 이야기.
영화는 시작부터 엔딩까지 두 시간이 넘는 러닝타임이 믿어지지 않을 정도로 앞만 보고 질주해. 하지만, 엔딩 크레디트 장면에서 다른 작품들처럼 ‘좋은 여행이었다!’ 하고 가볍게 일어설 수가 없었어. 그렇게 흘러나오는 요네즈 켄시의 ‘지구본地球儀’을 들으며 한참을 앉아있었다. 왜 그랬을까?
여자아이, 히미의 성우가 아이묭이라는 것만 살짝 알려줄께. 존재감은 별로 없…