비틀스의 마지막 곡, ‘Now And Then’

어젯밤 비틀스의 신곡이 발매되었습니다. 이 곡은 앤솔로지 프로젝트(존 레넌의 사망 후 비틀스의 미공개곡을 앨범으로 묶어 발매했던 프로젝트)에서 공개될 뻔했지만 테이프로 녹음된 존의 음성 퀄리티가 너무 좋지 않아 무산되었던 경력이 있죠. 하지만, 20년이 훨씬 넘은 지금 테크놀로지의 힘을 빌어 결국 세상에 선을 보이게 된 ‘Now And Then’. 그 사이 조지 해리슨(1943~2001)도 사망하여 현재 남아있는 비틀스의 멤버는 폴 매카트니와 링고스타뿐입니다. 

이 싱글 앨범에는 비틀스의 첫 싱글 커트곡인 ‘Love Me Do(1962)’도 함께 포함되어 있는데, 말 그대로 비틀스의 시작과 끝이에요. 앨범의 포장을 뜯으면 비틀스의 요람부터 무덤까지를 담은 필름이 눈앞에 영사映寫될 것만 같은데, 상술이랄 수도 있겠지만 제겐 준비한 이들의 존경과 추모의 감정이 더 크게 다가옵니다. 

다시 볼 수 없게 된 사람과 공유했던 추억을 꺼내어 툭툭 먼지를 떨고 구겨진 부분을 편 후 반듯하게 내려놓는 작업

1980년 12월 8일 존 레넌의 죽음은 마치 픽사티브처럼 그의 내러티브를 봉인하고, 라이브 모드에서 추억 모드로 이동하는 스위치를 켰어요. 하지만, 고집스러운 그들은 다시 스위치를 내리고 픽사티브를 손톱으로 긁어내며 잠들어 있던 존 레넌의 보컬을 끄집어냅니다. 피터 잭슨이 ‘Get Back'(비틀스를 다룬 다큐멘터리)을 제작할 당시 마그네틱 라인에 한 자기장으로 뭉쳐있는 보컬과 악기를 분리하는 데 사용했던 딥러닝 기술이 ‘Now And Then’을 세상과 마주하게 한 일등 공신이었어요. 그렇게 리마스터링 된 존 레넌의 보컬에 조지 해리슨의 과거 세션 기타 트랙을 얹고, 링고스타와 폴 매카트니의 새 드럼, 베이스 트랙을 더해 완성된 이 곡은 말 그대로 멤버가 모두 참여한 비틀스의 마지막 곡이자 사후세계와 현실세계의 콜라보입니다. 


이 곡을 마주하며 유한한 존재임에도 끊임없이 무언가를 남겨두기 위한 노력을 하는 이들이 자랑스럽고 따뜻하게 느껴졌어요.

살아간다는 건 꽤 멋지다.

그렇지 않나요?

글을 쓰고, 그림을 그립니다. 멍하니 있는 걸 더 좋아하긴 하지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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