참기 힘든 일

비가 땅 끝까지 뚫고 들어갈 듯 쏟아지던 날에 후배가 내게 물었다.

‘선배, 비가 오면 싫은 게 뭔지 알아요?’

– 글쎄?


‘그거 알아요? 비가 오면 빨래가 마르지 않는 거…’

– ….

‘나는 그게 별로야.’

….

사람들은 걸어서 30분 이내 거리에 원자로가 들어서거나, 확진자가 대중교통을 타고 거리를 활보하거나, 백인 경찰관이 비무장 흑인을 체포하다가 질식사에 이르게 하는 것은 잘 참아 내면서도, 가끔 살짝 땀 흘리며 한 빨래가 바짝 마르지 않는 것에 기분 상하기도 하는 것이다.


글을 쓰고, 그림을 그립니다. 멍하니 있는 걸 더 좋아하긴 하지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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