초코 휘낭시에

그런데, 오늘은 휘낭시에는 안 드시나요?


바리스타 분이 포스 앞에 서있는 내게 싱긋 웃으며 이야기했다. 하지만, 나는 이곳에서 휘낭시에를 먹어본 적이 없다. 이렇게 가끔 다른 사람이 나를 누군가와 착각하는 경우가 종종 있는데, 그럴 때는 왠지 기분이 묘해진다. 이번에는 전혀 모르는 나를 닮은 사람을 한번 믿어볼까?

‘네, 주세요.’

하고 싱긋 웃고는 포스 옆을 보니 진열장 위에 소금이 얹혀 있는 휘낭시에와 초콜릿으로 감싸진 휘낭시에가 놓여 있었다. 어떤 것을 먹을까 살짝 고민하는데, 그녀는 바로 ‘시즈널 에스프레소 블랜드 블랙과 초코 휘낭시에 드릴게요.’ 한다. 나와 비슷하게 생긴 다른 손님은 커피와 함께 늘 초코 휘낭시에를 주문했나 보다.

커피가 준비되는 동안 전혀 알지 못하는 – 나와 비슷한 그 손님이 어떤 사람일까 상상해봤지만 딱히 떠오르는 모습이 없다. 어딘가 닮긴 했겠지만, 어쨌든 전혀 모르는 사람인 것이다. 그러는 동안 내 앞에는 늘 보던 커피잔과 처음 보는 디저트용 접시가 놓여 있었다. 초코 휘낭시에가 놓인 접시는 초콜릿 도넛처럼 생겨서, 배가 몹시 고픈 상태라면 디저트를 처리한 후에 접시까지 깨물고 싶어 질 것만 같다. 오늘은 그 정도로 배고프지는 않지만…

그렇게 먹게 된 초코 휘낭시에는 내가 태어나서 지금까지 먹어 본 것들 중 최고였다. 

오늘은

최고의 날씨, 
최고의 휘낭시에. 

그리고, 

최다의 확진자가 삼위일체를 이루는 
최고의 어린이 날이다.

글을 쓰고, 그림을 그립니다. 멍하니 있는 걸 더 좋아하긴 하지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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