치앙마이는 딱히 놀 곳도 없고 그럴싸한 랜드마크가 있는 것도 아니다.(물론 내가 아직 못 찾았을 수도 있지만 벌써 세 번째 방문이기 때문에 조심스럽게 여긴 별게 없다고 주장해 봄) 그래도 나는 치앙마이를 꽤 좋아하는 편이다. 이전 방문까지만 해도 이유를 잘 몰랐지만 이번에 확실히 알게 되었는데, 그건 바로 이곳에는 딱히 놀 곳도 없고 그럴싸한 랜드마크가 있는 것도 아니기 때문이다. 덕분에 여행이라는 타이틀에 부합하는 액티비티를 쫓아다니느라 지칠 필요가 없다.
내가 여행을 싫어하는 이유는 그것의 클리셰에 끌려다니는 게 싫기 때문이다. 샌프란시스코 여행에서는 유니온스퀘어에서 사진을 찍고, 오라클 파크에서 MLB를 관람하고, 피어에서 바다표범을 구경하고, 북적거리는 케이블카를 타보아야 한다는 그런 것.
하지만 치앙마이는 다르다. 호텔에서 일어나 조식을 먹고 나면 점심을 뭘 먹을까만 고민 하면 된다. 딱히 다른 할만한 것이 없으니까. 정 심심하면 몇 걸음 걸어 나가 주변의 스파에서 마사지를 받는다. 그리고 또 다가오는 식사 시간의 메뉴를 고민한다. 길을 걷다가 소소한 매장이나 노점을 구경하다 보면 또 식사를 할 시간이 다가온다. 다시 호텔 수영장에서 물놀이를 하다 보면 이내 배가 고파온다. 치앙마이에서는 다른 고민을 해본 적이 없다. 늘 이 고민뿐이었다.
뭘 먹을까?
다행히 치앙마이에는 식당이 넘쳐나기 때문에 식사에 대한 고민을 오래 할 필요도 없는 것이다.
게으른 여행자들에게 강력 추천하고 싶어지는 도시, 치앙마이.