칭찬

친구가 랩탑에서 자꾸 이상한 메시지가 뜨면서 리부팅이 된다고 했다. 그런데, 다행히 그때 떴던 메시지를 캡처해 둬서 같이 받을 수 있었다. 커널 패닉이 발생하는 이유는 백사장의 모래알처럼 많지만, 에러 메시지를 보니 몇 가지 시도해볼 만한 것들을 떠올릴 수 있었다. 대충 몇 가지를 일러주고는 같은 문제가 발생하는지 시간을 두고 보자 했더니, 친구가 천천히 이야기한다.

‘이렇게 간단한 건데 나는 정말 하나도 모르다니.’

– 괜찮아. 누구나 쉽게 알 수 있는 건 아니야.

‘아냐. 세상에 이걸 모르는 사람이 단 한 명 있다고 하면, 그게 나일 거라고.’

– 그렇지 않아. 대부분 모를 거야.

‘너무 내가 한심해.’

– 그게 아니라니까.

….

…네가 모르는 걸 비난받아야 할 게 아니라, 내가 잘 안다는 걸 칭찬받아야 하는 상황이라고…

라고 말하고 싶은 걸 꾹 참았다.

글을 쓰고, 그림을 그립니다. 멍하니 있는 걸 더 좋아하긴 하지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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