봄의 시작

대출대에서 건네받은 낡은 아가사 크리스티의 고전은 내게 ‘당신, 너무 늦은 거 아니에요?’하고 빈정대는 것 같았지만, 나는 이미 이 책을 초등학교 때 읽었다. 그때쯤 코난 도일, 모리스 르블랑, 아가사 크리스티 외에도 가스통 르루, 엘러리 퀸 같은 주변 작가들의 작품까지 모조리 섭렵한…

승리호 Space Sweeper

처음 쓰레기를 수거하는 장면이 꽤 멋졌는데, 특히 업동이가 작살을 들고 움직이는 모습이 빠르고 박력 있습니다. 생각보다 자연스러워서 놀라기도 했고요. 이전에는 잘 몰랐는데, 제가 유해진 목소리에 꽤 익숙해졌다는 것도 알게 됐습니다. 우주선 안에서 모두 함께 화투를 치는 신에서 로봇 풀 페이스…

일요일 오후는 늘 평화롭다

커피를 주문하고는 자리에 앉아 지금 막 사온 책을 꺼냈는데, 너무 얇아서 조금 실망해 버렸다. 물론 그 짧은 지면 안에서 엄청난 이야기들이 전개되었다가 불꽃처럼 마무리될 수도 있다. 하지만, 물리적 한계라는 게 있으니까. 서울에서 출발했다면 경기도 광주 정도에서 마무리할 수밖에 없었을 텐데……

You Can’t Hurry Love

햇살 따뜻한 동부 한적한 시골의 성당에서 십분 전만 해도 생글생글 ‘네. 행복해요.’ 하던 신부가 갑자기 대기실에서 벌떡 일어나 밖으로 뛰어 나갑니다. 물론 앨범 재킷대로 신부는 미리 운동화를 신고 있어서 뛰는 데는 전혀 문제가 없어요. 햇살은 반짝 바람은 산들, 아무도 없는…

그래서 라디오

그런 기억의 뒤쪽에 ‘라디오 작가가 있었구나.’ 하게 되었지만, 책은 생각보다 엄청나게 재밌다던가 인상 깊지는 않다. 나름대로 라디오 작가를 해오면서 느꼈던 고충이나 인생철학 등이 담겨있기는 한데, 전반적으로 잔잔하고 심심하다. 덕분에 꽤 짧은 책인데도 불구하고 오래 읽었던 것 같지만, 취향이 맞는 분들이라면…

클럽하우스에 대한 단상

클럽하우스는 주제별로 만들어진 방에서 여러 사람과 서로 이야기를 할 수 있는, 작년 4월 폴 데이비슨과 로언 세스의 알파 익스플로레이션이라는 스타트업에서 내놓은 SNS 서비스입니다. 서비스가 선보인 지 거의 일 년이 다 되어가고 있으니 핫샷 데뷔라 할 수는 없지만, 최근 사용자가 300만…

추운 겨울날

지난 주 날씨는 상대에게 ‘너 또 이러면 다시는 안 만날 거야!’ 하는 이야기를 들은 연애 초년병처럼 바짝 긴장한 듯했다. ‘이렇게 밍밍하게 운영할 거면, 올해부터는 아예 겨울을 없애버린다?!’ 실업자가 되기 싫은 겨울 담당자는 삼한사온 三寒四溫이라는 오래된 규칙을 다시 쓰겠다는 각오로 정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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