스트리밍 플랫폼, 멜론에서는 매년 올 한 해 나의 음악감상 리포트를 만들어 보여준다. 흘려보내는 사람이 대부분이겠지만 나는 이런 리포트를 좋아하는 편. 아무 곡이나 언제든지 들을 수 있는 재미없는 디지털 감상 환경에서 이런 아날로그적 스토리를 만들어주는 아이디어는 구독서비스 제공자라면 한 번쯤 고민해 볼 필요가 있지 않을까? 마이크로소프트에서 MS365 구독자들에게 한 해 동안 만들어 낸 파워포인트 리포트를 제공한다면 좀 짜증 난 것 같긴 하지만…
올해 리비전이 가장 많았던 파워포인트는…!!
하나도 궁금하지 않음. 그건 그렇고 멜론을 가을까지만 사용하다가 애플뮤직으로 갈아타는 바람에 올해는 세 분기만큼의 히스토리가 담긴 리포트를 받아보게 되었다. 음질은 애플뮤직이 좋지만 개인적으로 큐레이팅은 아기자기한 플레이리스트들이 넘치는 멜론이 더 맘에 든다는 거. 물론 플레이 히스토리를 사용해 제공하는 애플뮤직의 연도별 플레이리스트도 옛날 생각 솔솔 나서 좋긴 하죠. 자 자 그러면 올해의 리포트 고고!
연초부터 8월 정도까지 이 정도입니다. 음악을 꽤 좋아하는 편이죠? 체인소맨이라는 애니를 감명 깊게 보면서 삽입곡인 요네즈 켄시의 ‘Kick Back’도 어마무시하게 들었음. 그래도 올해 탑으로 많이 들었으리라고는 생각 못했다.
이것도 예상 못함. 주말 자전거를 탈 때 늘 ‘동네 한 바퀴’를 배경음악으로 사용하긴 했음. 이 결과는 내가 꾸준히 자전거를 탔다는 방증傍證이기도 하다. 너무 성실하면서도 주말에 할 일이 없는 나.
어쨌든 그래서 친해졌음. 선배님(윤종신은 고등학교 선배) 사랑합니다. 이전에도 친했는데 친해졌다고 나와서 욕먹을 것 같음.(물론 윤종신 선배는 나를 모른다)
애플뮤직으로 갈아타서 미안.
신곡이나 다른 장르의 곡들도 꽤 많이 들었는데 정작 탑 3에 뜨는 곡은 뻔한 옛날곡들이다. 사실 여러 장르의 최신 음악들에 피곤해지면 여백 있는 2000년대 음악을 힐링음악처럼 들었던 것 같음. 윤종신의 ‘두 이별’은 나의 숨듣명임.
나른한 여름날 오후에 포레스트 말론의 ‘Sinatra’를 들으면 몸이 붕 뜨는 느낌이 드는데 그렇게 좋을 수가 없음. 슬링백을 만든 이도 이 음악을 들으며 영감을 받았다고 합니다.(이건 거짓말)
펜타포트 록 페스티벌에서 검정치마의 무대를 본 후로 한동안은 ‘Everything’을 귀에 걸고 살았다. 그런데, ’ 마음을 담아 ‘를 더 많이 들었다고? 믿을 수 없는데… 사실 더 이상한 건 ‘All 4 Nothing’은 무슨 곡인지 감도 안 잡힘. 들어보면 무릎을 탁 치겠죠?(다시 들어보고는 무릎을 탁 침)
마찬가지로 내가 ‘좋아요’를 눌렀던 곡이라는데 눌렀던 기억에 없는데 어쩌지? 윤상의 ‘벽’은 힘내라고 눌렀던 기억이 남.
저 앨범은 정말 최고다.
요건 리메이크 퀄리티가 좀 괜찮지 않나요?
그런데 최신 곡들이 하나도 없어서 너무 아쉽다. 윈터를 좋아하는데 에스파도 없네? ‘Drama’는 애플뮤직으로 주구장창 들었는데 말이다.
유튜브도 비슷한 리포트가 있는데 폰트부터 구려서 보기가 싫음.
뉴진스는 좋아함. 끝.