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24년, 나만의 랭킹

작년도 후딱 가버렸다고 투덜댔지만, 올해는 진행하는 프로젝트 덕분에 역대급으로 지나가버렸다. 이 정도 속도라면 금방 늙어 죽을지도 모른다. 연말이 뒤숭숭하지만 할 일은 해야지. 크리스마스가 지나기 전에 얼른 올해만의 랭킹을 한번 정리해 볼까? 

올해 중순 즈음 유튜브를 보면서 걸어가다가 발을 헛디뎌서 크게 접질렸고, 발목인대가 파열되어 4주 이상 발목지지대를 하고 다녔다. 더럽게 아프고, 불편했음. 그래서 유튜브를 보면서 걸어도 발을 헛디디지 않는 연습을 거듭했고, 결국은 유튜브를 보면서도 바르게 걷는데 고수가 되고 말았다. 요즘은 유튜브를 보고 싶어서 걷는 걸 기다리는 중.  

올해 초에 rainy75 키보드를 강력하게 추천하고는 그 이후로도 꽤 여러 개의 키보드를 구매해서 사용해 봤다. 그중 최고는 AULA의 경해축을 사용한 키보드였는데, 하우징은 Rainy보다 조금 가볍지만 키감은 개인적으로 역대급이라 생각한다.(Rainy75는 너무 빠각 빠각거려서 이후 금방 싫증이 나버렸음) 

가끔 모니터를 오래 보다 보면 살짝 충혈이 되는 경우가 있긴 했지만, 이렇게 흰자위 전체가 붉게 물드는 병이 있으리라고는 꿈에서조차 생각하지 못했었다. 장장 3개월 동안 악마 같은 눈을 하고 지낼 수밖에 없었는데, 의사들은 왜 원인을 모르면 ‘스트레스성’이라는 수식어를 달고 원인을 찾아낸 것처럼 이야기하는지 모르겠다. 모른다고 말하라고! 어쨌든 3개월 만에 – 한 것도 없는데 – 씻은 듯이 사라져 버려서 더 놀랐다. 

처음 듣고는 ‘세상에 이렇게 힙한 노래가 있다니…’ 하며 며칠 동안 이 노래만 계속 돌려 들었다. 심지어는 친구 생일모임 때 십 년 만에 간 가라오케에서 부르기까지 했다.(잘 보일 필요가 없는 친구들이어서 다행이었음)

인터넷에서 이명을 극복한 감동수기(사실은 약을 팔아먹기 위한 목적성 소설)를 보게 되면서, ‘이런 증상이 다 있네?’ 했었다. 그리고는 자기 전에 생각이 나서 진단해 봤다가 나도 동일한 증상이라는 것을 알게 되었음. 일단 인지하고 나니 너무 신경 쓰인다. 그 거지 같은 글만 안 봤어도 둔한 나는 평생 모르고 살았을 텐데…(심지어는 그 글 속의 약을 살 뻔함)

그야말로 여러 면에서 뉴진스다. 얽혀 있는 일들이 공정하게 잘 해결되고, 편견 없이 그들의 퍼포먼스를 오롯이 감상할 수 있게 되기를 바람. 

마마에서 신곡, ‘home sweet home’을 기습발표하며 건재함을 과시한 현재진행형 거물, 지드래곤. 무대가 너무 멋져서 입을 떡 벌리고 수십 번 돌려봤었다. 꽤 오래전에 유튜브에서 우연히 공연 클립을 보다가 멤버 하나하나(촌스러운 승리 제외)의 광기와 에너지가 엄청난 시너지를 내며 관객을 빨아들이고 있는 모습에 감동했던 기억이 난다. 무대 전체가 마치 살아있는 유기체 같았다고나 할까? 이들의 곡은 꼭 영상으로 감상하시길 추천.

그런게 있습니다.

연기도 잘하고, 똑똑하고, 귀엽다. 사실 이전에는 잘 몰랐는데, ‘아무도 없는 숲 속에서’라는 드라마에서 마치 베네딕트 컴버배치처럼 예쁨을 연기하는 것에 반했음. 그리고 이후에 연기한 것이 아니라 원래 예뻤다는 것을 알게 되었다.(투썸플레이스, ‘스초생은 겨울이 제철’ 광고 참조) 고민시 님 사과드립니다. 

고민시의 연기가 압권인 넷플릭스 드라마. 고민시만 보임.

조정석에겐 미안하지만, 움직여서 리모컨 들기도 귀찮은 상태라 끝까지 본 것임. 정이랑 주연의 ‘아네모네’도 비슷하게 재미없었는데, 남자 주인공 ‘박성진’의 연기가 좀 웃겨서 넘버원 랭크는 피했다. 유난히 재미있게 본 영화가 없는 한 해였음. 

사실 올해는 영화를 많이 안 봤다. 본 것 중에서는 그래도 좀 나았던 ‘나쁜 녀석들’. 마커스가 공황장애 발작중인 윌 스미스의 싸대기를 계속 날리는 모습이 웃기면서도, 크리스 락도 생각나고 했다. 하지만 누가 뭐래도 따귀는 롯데칠성 ‘한방에다린’ CF의 쌍따귀 후 맞는 마지막 따귀가 최고지.

꽤 오래전에 출간된 책으로, 고민시가 이동진의 파이아키아에 나와서 소개했던 김애란의 책이다. 한강의 소설처럼 쉽게 읽히는 책은 아니지만, 실존하는 현실적 문제를 가감 없이 마주하게 되는 경험과 그로 인한 카타르시스를 경험해보고 싶으신 분이 있다면 추천. 

프로젝트를 진행하면서 스트레스를 받을 때마다 하나씩 주문을 했었는데, 프로젝트가 끝나고 나니 18개의 레트로 게임기를 보유하게 되었다는 이야기. 익혀야 할 것들이 산더미 같은 요즘 게임들과는 달리 단순하게 치고 빠질 수 있는 고전게임은 나름대로 꽤 매력이 넘친다.

 슈퍼패미콤 고전게임인 The Ninja Saviors Again(타이토 작)을 리메이크한 2D 액션 게임인데, 그나마 좀 자주 했던 것 같다. 나쁜 놈들을 들어서 바닥에 내려칠 때의 쾌감은 생각만 해도 짜릿함. 올해는 너무 정신이 없어서 게임을 할 수도 없었음. 생각해 보니 평생 진득하게 한 게임을 끝까지 진행한 것도 몇 안됨. 

회사 친구들이 한잔 하자고 할 때 늘 이곳을 버릇처럼 가게 되는데, 원래는 숯불구이 치킨이 유명한 집이지만 우리는 닭똥집 튀김과 닭발을 더 좋아한다. 너무 맛있지만 우리 입맛에만 맛있는 것일 수도 있음. 참고로 나는 배고프면 다 맛있다.

올해도 꾸준히 함. 이것만 보면 나는 엄청나게 성실한 사람. 

늘 살짝 기대하면서 플레이하게 되는 채널임. 정재형은 음악보다 썰 푸는 능력이 더 뛰어난 것 같다. 물론 자신만의 철학이 가미된 진행이 너무 월등하다는 이야기로, 음악도 꽤 괜찮긴 함(나는 별로 안 좋아함)

게을러서 표를 못 삼. 

진행하는 프로젝트 덕분에 운영부터 front-end, back-end까지 자의 반/타의 반 개발을 많이 하게 됐는데, 오랜만에 개발을 했더니 재미있어서 취미가 됨. 올해는 처음 개발자였을 때보다 개발을 더 많이 했다. 덕분에 글을 덜 쓰게 됨. 

20년 경력 치과의사, 박창진원장의 양치질 관련 클립으로 깨달은 효율적 양치질 기법이 올해 얻은 최고의 인사이트. 어렸을 때 알았다면 얼마나 좋았을까? 불소는 1450ppm(우리나라는 이게 최고수치라고 함) 포함된 것으로 구매할 것. 칫솔은 너무 딱딱하지 않고, 머리가 작으며, 솔이 촘촘하고, 솔의 끝이 뭉뚝한 것을 사용할 것. 그릇 설거지를 하듯 이빨 하나하나를 닦는다고 생각하고 닦을 것. 

‘설거지할 때 그릇을 하나하나 닦지 한꺼번에 닦지 않잖아요?’

원장님, 요즘은 식기세척기….

자전거를 탈 때 어디를 가든 그 주변에서 스타벅스를 찾아 들어가게 되는데, 1) 아침부터 영업을 하는 카페가 없기도 하고, 2) 조금 오래 있어도 편하게 있을 수 있기 때문이다. 내년에도 스타벅스면 이 타이틀을 아예 랭킹에서 빼버려야겠음. 그런데 나는 정말 어디를 잘 안 감.  

프로젝트 때문에 엄청나게 사용했는데, 그 이후 너무 익숙해져서 디자인 관련 일은 뭘 해도 피그마로 하게 됨.

러닝화인데 신고 걸을 때 마치 구름 위를 걷는 듯한 느낌이다. 물론 구름 위를 걸어본 적은 없음. 처음에는 발을 디딘 후의 반발력 때문에 걷는 게 아주 편하지는 않았는데, 익숙해지니 다른 신발을 신으면 땅에 붙어 다니는 것 같다. 러닝화를 신기는 하지만 러닝을 하진 않음(단호).

우리나라에서 노벨문학상 수상자가 나오다니 정말 놀랍고 자랑스러운 일이 아닐 수 없다. 그 이후로 일어난 독서붐은 요즘같이 영상과 숏폼이 콘텐츠계를 지배하고 있는 상황 하에서 더욱 뜻깊은 현상이 아니었을까? 그런데 그게 얼마 안 갔음. 

나는 두 편 정도 보다가 하차했는데, 누가 최종 우승을 했는지까지 다 알게 될 정도로 여기저기서 화제가 되었던 예능. SNL 김규원의 백종원 성대모사는 올해 내 웃음버튼이기도 했다. 개인적으로 평가절하(박정현)의 탈락 때가 가장 통쾌했음. 

사업을 하면서 자신만 생각하는 건 그러려니 하는데, 정치를 하면서 자신의 밥그릇만 생각하는 게 말이 되나?

뭐래?

말해 뭐 해.

글을 쓰고, 그림을 그립니다. 멍하니 있는 걸 더 좋아하긴 하지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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