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26-7-5 일기

‘도돈파치 최대왕생’이라는 슈팅게임이 있다. 케이브라는 탄막 슈팅게임 전문 제작업체의 작품으로, 시작부터 엄청난 탄막으로 어질어질해지는 가히 슈팅게임의 끝판왕이라고 할 수 있다. 나쁜 놈들의 탄알과 내 탄알이 섞여 마치 문자 그대로 포탄의 장막이 눈앞에 펼쳐지는데, 조금이라도 정신줄을 놓으면 바로 상대의 탄을 맞고 산산이 부서지는 내 기체를 눈으로 확인하게 된다. 순간적인 집중력을 키우려면 슈팅게임을 하라. 섬세한 조작력을 향상하려면 슈팅게임을 하라.

요즘 만사가 귀찮고 집중력도 부족하다는 생각을 하고 있었는데, 오랜만에 ‘도돈파치 최대왕생’을 하다 보니 세상에 없던 집중력과 섬세함이 다시 돌아온 것 같아서 정보를 공유해 봄. 하지만, 그 집중이 다른 곳으로 전이되지는 않음.


회사 친구가 댄 브라운의 신작, ‘비밀 속의 비밀’을 추천해 줬다. ‘천사와 악마’, ‘다빈치 코드’는 꽤 재미있게 읽었고, ‘인페르노’부터는 조금 뻔하다는 생각을 했었다. 그리고는 꽤 오래 잊고 있었음.

음모론 위주의 소재와 멋진 캐릭터들이 단서를 통해 진실에 다가가는 구조라는 클리셰에 갇혀 있긴 하지만, 계속 다음장을 넘기게 되는 흡인력은 분명히 있는 작가라고 생각한다. 첫권을 읽자마자 ‘이건 너무 깔끔한 할리우드 영화의 도입부잖아?’ 하는 생각이 들었지만, 한번 끝까지 읽어보겠습니다.


주말이 되면 뭔가를 만들어내야 한다는 생각을 꽤 오랫동안 했던 것 같다. 그래서 뭔가를 설계하고, 만들고, 테스트했다. 정보를 찾고, 익히고, 적용했다. 그것이 너무 하기 싫을 때는 글이라도 썼다. ‘이만큼이면 경험은 이제 됐어’ 하는 생각을 하고 있었을까. 왜 나는 모든 경험이 새로운 창작으로 이어져야 한다고 생각한 거지? 마치 그것이 내 삶에 대한 채무인 것처럼…

한 삼주쯤 전 토요일이었을 거다. 언제나처럼 가방에 랩탑을 바리바리 싸들고 카페에 갔었는데, 갑자기 그걸 꺼내기가 너무 싫었다. 가방의 자크를 랩탑이 보이지 않을 만큼만 열어서 – 랩탑의 귀퉁이조차 보기 싫었나 봐 – 같이 넣어 갔던 책을 꺼냈다. 그리고는 그 소설만 계속 읽었다. 그 안에는 어떤 이들의 삶이 있다. 그들은 내가 그린 병원에서 함께 이야기하고, 내가 상상한 거리를 걷고, 내가 머릿속의 모습대로 웃는다. 작가의 뼈대와 내 상상이 공조한다. 쇼윈도를 들여다보는 듯한 드라마 속의 삶과는 또 다른 인생이다. 오랜만에 지식이나 가르침으로 귀결되지 않는 문장의 더미 속에서, 나는 위로받고 있었다.


매번 ‘이제 또 할 이야기가 있을까?’ 하게 되는 토이스토리. 전작들이 계속 완벽했기 때문에 늘 그 생각을 하게 된다. 물론 보고 나면 또 ‘아직도 할 이야기가 있었네’하게 된다는 것. 이번 이야기는 ‘시대와 함께 변화하는 놀이의 방식 속에서 그 주체가 잊지 말아야 할 것’을 이야기하고 있다. 그리고 그 주체는 아이보다는 어른이다.(놀이의 변화를 만들어내는 것도 어른임)

하지만 내가 가장 공감했던 부분은 제시가 과거를 ‘완성된 조각’으로 회고하는 모습이었다. 누구에게나 과거는 아쉽고 부족하다. 마치 아픈 손가락 같다. 현재와 단절된 불필요한 챕터처럼 느껴지기도 한다. 하지만 그 시절을 회상할 때 내가 없으면 이야기가 완성되지 않는다는 것만으로, 충분히 아름답고 충분히 의미가 있다. 그녀는 그렇기 때문에 과거를 후회하지 않는다.

토이스토리가 다음 편에서 또 할 이야기가 있을까?

한번 더 기대해 보기로…

글을 쓰고, 그림을 그립니다. 멍하니 있는 걸 더 좋아하긴 하지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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