iCloud 용량 초과

아이폰을 사용한 지 꽤 되어서 그런지 언젠가부터 iCloud 용량 초과 알림 메시지가 뜨기 시작했다.(나는 200기가 요금제를 사용하고 있음) 대부분은 폰으로 찍은 사진과 영상이 차지하고 있는데, 중요한 것은 이 용량이 매년 일정하게 증가하는 것이 아니라는 거다. 

아이폰이든 안드로이드폰이든 대부분 매년 새 제품이 소개되는데, 이때 하드웨어도 소프트웨어와 함께 업그레이드가 된다. 폰에 집어넣을 만한 새로운 혁신이 고갈된 이후로 제조사들은 카메라 렌즈와 센서 업그레이드만 해대고 있는데, 이것이 폰 스토리지 내 사진과 영상의 점유율을 매년 지수 곡선으로 증가시키는 주범이다. 물론 영상 및 사진의 압축 알고리즘도 함께 발전하지만, 해상도 덕에 올라가는 물리적 용량을 따라잡기는 역부족이라는 거.

HD 해상도의 사진의 용량이 500K 정도였던 반면 요즘 대부분의 폰이 지원하는 4K 이상 해상도의 사진은 4메가 정도를 차지하는데, 이는 거의 8배가 증가한 것이다. 만약 RAW(카메라의 센서가 빛을 받아 전기신호로 기록한 순수한 데이터 자체를 저장하는 포맷) 옵션이 켜져 있다면 사진 한 장에 거의 30메가 가까운 저장공간이 필요해지는데, 이건 무료 60배의 용량이다!(꺄아) 영상은 그런 사진이 수천, 수만 장 모여 이루어진 것으로 대충 생각해보면, 리코딩할 수 있는 해상도의 증가로 얼마나 큰 스토리지가 필요해지는지 상상이 가능하다.(Apple의 ProRes 영상은 최소용량의 폰으로는 맛도 보기 힘들 정도임)

그다지 재미없는 이야기를 늘어놓으면서 까지 공유하고 싶었던 건, 용량 초과 알림 메시지의 해결을 위해 사진을 정리할 때 최근 1-2년 내의 것을 삭제하는 게 효과적이라는 것이다. 물론 오래된 사진들 속에서 헤어진 연인의 사진을 – 캠프파이어 불쏘시개로 쓰듯 – 삭제하며 일석이조의 효과를 얻고 싶은 사람도 있겠지만, 수백 장 지워도 최근 영상 하나 지우는 것만 못할 수 있다는 것을 명심하시길.


iCloud 상위 요금제를 사용하기는 또 싫어서 옛날 사진들을(위의 조언과는 상반된 행동임을 인정) 뒤적거리다가, 오래전에 그렸던 명함 거치대 매뉴얼 이미지를 발견했다. 그때 친구 하나가 IQ가 80만 되면 쉽게 사용할만한 명함 거치대의 매뉴얼을 뜬금없이 만들어 달라고 했었다. 조금 짜증 나긴 했지만, 나는 꽤 친절한 타입이기 때문에 기꺼이 만들어 줬었는데…

바보들을 위한 명함 거치대 매뉴얼

딱히 고맙다는 말은 못 들었던 것 같음. 어쨌든, 이것을 삭제해서

50Kb의 용량을 확보할 수 있었다는 이야기

글을 쓰고, 그림을 그립니다. 멍하니 있는 걸 더 좋아하긴 하지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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