나영석, 성공의 비밀

나영석 PD의 유튜브를 가끔 본다. 실제 정기 콘텐츠보다 함께 일했던 배우나 작가들과 잡담을 하는 클립을 더 좋아하는 편인데, 생각보다 재미있어서 보고 있으면 시간이 훅 간다. 이서진과의 술자리 대화 클립은 취향에 맞아서 두 번이나 봤다. 그러다가 자동으로 이어진 보조 PD와의 대화 영상까지 보게 되었는데, 그의 실수담이 계속 이어지던 중에 나영석이 툭 한마디를 던진다. 

‘정말 우리 어렸을 때 열심히 했네.’

이야기를 듣다 보니 그들은 정말 열심히 했다. 새벽 세시까지 회의를 하고 다시 아침 여섯 시부터 시작되는 촬영을 준비해야 했던 그들은, 편하게 잠들면 일어날 수 없을 것 같아 옷을 입은 채로 눈을 붙이거나 회의가 끝난 후 바로 촬영지로 가서 근처 벤치에서 잠을 잤다. 그리고, 제시간에 촬영을 시작했다. 


대단하다는 생각을 하면서 가만히 기억을 뒤져보니, 나도 참 열심히 했었다. 매일 밤 열두 시에 퇴근하고, 주말에도 출근해서 코드를 썼다. 그때는 그냥 그래야 하나보다 생각을 했었는지, 힘들었던 기억은 딱히 없다. 대신 음악을 듣거나 영화를 볼 시간이 없다는 게 짜증 났었다. 그런 날들이 계속 이어지다 보니 친구들도 점점 멀어졌다. 물론 그때보다 여유가 있는 지금도 친구를 자주 만나는 건 아니지만… 그게 잘한 것인지, 아니면 한심했던 건지 아직도 잘은 모르겠다. 어쨌든 그런 시간을 거쳐 지금의 내가 있다. 그건 확실하다. 나영석도 그런 시간을 보냈기 때문에 저런 잡담 클립 하나로 수십만의 클릭을 받아낼 수 있는 것일지도 모른다. 물론 만들어낸 부나 명성의 크기는 다르겠지만, 그런 것들 보다는 들인 시간이 보장해 주는 현재 마음의 평화가 더 중요하다고 생각한다. 그리고, 그건 그와 나의 것이 비슷하지 않을까? 물론 미미나 유진과 매주 촬영을 할 수 있는 상황은 꽤 부럽지만…

갑자기 샘이 나서 그의 영상을 세 번 보지는 말아야겠다고 생각했다.

글을 쓰고, 그림을 그립니다. 멍하니 있는 걸 더 좋아하긴 하지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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