인사이드아웃1을 내내 감탄하면서 봤던 기억이 난다. 사람의 내면에 서로 다른 감정을 콘트롤하는 독립적 개체가 존재하고 이들의 다이나미즘에 의해 바깥으로 표출되는 감정이 결정된다는 발칙하면서도 비과학적인 상상. 그런데 그 짜임새가 너무 촘촘해서 생체 메커니즘적 모순에도 불구하고 그 스토리에 푹 빠져 감상했었다. 이 정도라면 진심으로 동물과는 다른 상상력의 발현이라 인정해줄 수 있고 말고.
그런 이유로 인사이드아웃2는 볼까말까 꽤 고민했었다. 그보다 더 괜찮을 수 없을 것 같아서 였다. 하지만 경험하고 나서 후회하는게 그냥 후회하는 것보다 낫다는 이야기도 있으니까. 시간이 남아도는 주말에 살짝 가서 보고 왔는데, 보는 중간에 계속 나가고 싶었다는 걸 이야기해도 될까? 물론 아주 재미가 없지는 않았지만 전개가 너무 뻔했다. 나는 이제 어른이기 때문에 그런 가볍고 얕은 일반적 교훈에는 눈도 깜빡하지 않는다. 어떤 경험도 결국 도움이 되고 나의 아이댄티티를 형성하는 기초가 된다는 건 소름이 끼칠 정도로 뻔한 이야기잖아?
한 친구가 그랬었다. 영화의 끝부분에서 눈물이 흘렀는데, 대체 왜 그랬는지 도무지 알 수가 없었다는 거다. 그때는 그게 무슨소릴까 했었는데, 지금은 확실히 그 이유를 알겠음.
시간이 아까와서 그랬을 거임.(나도 그랬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