프로젝트 론칭
일 년 반동안, 준비기간까지 더하면 이년이 넘게 진행했던 프로젝트를 론칭했다. 재미있었지만 힘들기도 했고, 여러모로 기억에 오래 남을 것 같다. 좋은 사람들하고 일하는 건 상상 외로 훨씬 더 즐거웠다. 모두가 조금은 성장했길, 그리고 더 큰 것을 같이 할 수 있게 되길.
겨울 시작
시종일관 열일하는 베이스 덕분에 그 위로 흐르는 존박의 목소리가 상대적으로 상큼하게 들리는지도 모르겠다. 덕분에 그의 보컬은 묵직하면서도 섬세한 이율배반적 매력을 뽐낸다.
싸늘한 아침공기에 고민 없이 걸친 후디 플리스 아우터,
토피넛라테와 함께 시작된 스타벅스의 프리퀀시 챌린지,
크리스마스 향 물씬 풍기는 존박의 BLUFF와 함께
올해 겨울이 시작됐다.
건강검진
몇 번 미루다가 밀린 숙제 하듯 드디어 건강검진을 받았다. 심장초음파를 마치고 상담을 진행하는데, 결과전달보다는 의학강의에 집중하시는 지긋하신 의사 선생님. ‘자 이게 심장을 아래쪽에서 본 거예요. 학교 다닐 때 배웠지? 여기 좌심실과 대동맥 사이에 닫혔다 열렸다 하는 게 뭔지 알아요?’ 지금 내가 나이가 몇인데 이런 걸 물어보시는 겁니까? 의사 선생님.
‘판! 막!’
이래 봬도 공부 잘했다고요. 그리고, 검사 중간중간 궁금한 것도 많은 나. 전립선 초음파 진행 중에 계속 배를 볼록하게 해라, 안 볼록하게 해라. 중간 볼록하게 해라(그게 뭐야?) 하시면서 같은 곳에 집중하시는 게 신경 쓰였는데, 갑자기 마우스로 화면에 딸깍, 딸깍 표시까지 하신다. 왠지 느낌이 이상해서 혹시 암이냐고 물었더니,
(짜증 난다는 듯이) 전립선 크기 잰 거예요
하신다. ‘멫센티인데요?’라는 물음에는 대답도 안 하심. 그런데, 키가 더 클 수도 있나요? 난 이제 181cm.
트럼프 당선
미 대선에서 결국 트럼프가 당선되었다. 당연히 그럴 것 같았는데 왜 박빙이라고 생각했을까? 깨어있는 사람들은 누가 당선되는지가 너무 중요하고, 그렇기 때문에 투표를 잘 행사할 필요가 있다고 한다. 그런데, 누가 돼도 별로일 것 같고, 그 밑에 포진해 있는 국회의원들이 하나같이 기대가 안 되는데도 그게 정말 의미가 있을까? 하고 혼자 생각 중. 어차피 선거를 하는 사람마다 자신의 입장에서 기대하는 것들이 있고 그것이 다수결의 원칙으로 반영될 테니, 그 결과를 그냥 받아들이면 된다. 그 이후, 밀려가고, 경험하고, 그것을 거울삼아 조정해갈 수밖에 없다. 인생이라는 게 늘 옳은 선택만 할 수는 없을 테니 말이다.
고통을 말하지 않는 법 – 마리아 투마킨
axomatic은 ‘자명한 사실이므로 증명할 필요가 없는’이란 뜻이다. 마리아 투마킨의 동명 인문교양서 ‘고통을 말하지 않는 법(원제: axomatic)’은 타인을 이해하려는 노력은 결론에 다다를 수 없는 과정뿐이라는 것을 이야기한다. 사람들은 자살의 원인을 일반화하고 그것이 사회에 미치는 영향을 컨트롤하기 위한 이론을 만들고 싶어 하지만, 타인을 오롯이 이해할 수 없기 때문에 그것은 불가능할 수밖에 없다. 어쩌면 상황을 이해하고 원인을 파악하는 것보다는, 그것을 받아들이고 시간 속에 묻는 것이 더 건강한 대처법일지도 모른다. 작가는 섣부른 일반화를 배제하고 철저한 사실 기반의 서술로 독자 스스로 고민하게 하는데, 사건의 서술 자체가 정신없어 조금 혼란스러운 부분도 있지만 그래서 더 추천해주고 싶어지는 책.
나는 책도 잘 읽음. 끝.