글을 쓰고, 그림을 그립니다. 멍하니 있는 걸 더 좋아하긴 하지만...
Posts created 530

Wrap Rage

‘Wrap Rage’라는 용어가 있다. 처음 들어보는 사람이라도 아마 단어의 조합만으로 느낌이 올 것 같은 이 신조어는 투명 플라스틱으로 물건을 감싸 지져놓은 포장을 개봉할 때 발생하는 분노를 이야기한다.

머리 하기

이 필드도 다른 직업들과 마찬가지로 머리를 감기는 것부터 차곡차곡 견뎌 나가야 손님 머리에 가위를 댈 수 있고, 어시스턴트를 쓸 수 있으며, 자신의 명함을 포스에 올려두고 활동할 수 있다. 그러고 보면 세상에는 쉬운 일이 없는 것이다. 

효율을 고려한 이동

목이 마른 경우, 물을 마시기 위해 부엌으로 가면서 간 김에 부엌 옆 베란다에 들러 걸려 있는 빨래를 걷고, 간 김에 식탁 위 비타민을 입에 털어 넣은 후, 설거지 통에서 컵을 다시 집어 든다. 냉장고를 연 김에 물통과 함께 귤도 꺼내어…

제주도에서 살아보기

숙소에 있을 때는 늘 거실의 오래된 라디오를 켜놓았는데, 앞마당에 누워있으면 열어둔 문틈으로 음악이 흘러나왔다. 귀 기울이는 게 아니라 들려서 듣는 음악도 꽤 매력 있다. 마치 택시 운전사 아저씨들이 틀어놓은 라디오처럼…

자가검진키트

연휴가 끝난 후 탕비실에서 친구를 만났다.  ‘ㅇㅇㅇ이 코로나에 걸렸대. 자가 키트로 검사를 두 번 했는데, 모두 양성이 나왔다는 거야.’ ‘아 저런… 검사 키트 하나는 낭비했네. 어차피 첫 결과가 양성이니 두 번째가 음성이어도  PCR은 받으러 갔을 거 아냐.’

안부인사

친구가 코로나에 걸린 지 이틀이 지났고, 나는 오늘 아침 그에게 메시지를 보냈다.  ‘증세는 좀 어때?’ ‘아, 너무 고마워. 생각해주는 사람이 너 밖에 없어~’ ‘….’ 나는 시간과 코로나 증세의 상관관계에 대한 경험 데이터를 수집하고 싶었을 뿐이었는데…

오키나와에서 헌책방을 열었습니다

작은 섬 오키나와는 한마디로 ‘출판 왕국’이란다. 준쿠도 서점의 체인이 일본에 60군데 정도 있는데, 오키나와에 있는 체인이 가장 큰 것이 그것을 증명해준다. 엄청 작아 보이는 섬이지만 출판사도 40여 개나 있다고 한다. 이곳에서 만들어진 책은 현산본(縣産本)이라고 하는데, 오키나와에서 만들어진 책이라는 뜻이다.

내가 생각하는 곡을 틀었으면 좋겠어

뒤에 기다리는 손님도 없고 나도 시간은 넘쳐날 때였으니 그 정도는 괜찮았다. 그녀를 향해 고개를 끄덕거리고는 메뉴판을 쳐다보고 있는데 문득 패티 스미스의 ‘Sometimes Love Just Ain’t Enough’가 듣고 싶어 졌다. 그런데, 갑자기 카페 천장에 달린 작은 스피커에서 그 곡이 흘러나왔다. 그런…

Begin typing your search term above and press enter to search. Press ESC to cancel.

Back To Top