꼭 필요했겠지만, 가끔 아무 생각 없이 멍하니 바라보며 그 옆을 걸을 수 있는 강이 있었다는 것만으로도 사람들은 큰 위안을 받지 않았을까?
꼭 필요했겠지만, 가끔 아무 생각 없이 멍하니 바라보며 그 옆을 걸을 수 있는 강이 있었다는 것만으로도 사람들은 큰 위안을 받지 않았을까?
‘Wrap Rage’라는 용어가 있다. 처음 들어보는 사람이라도 아마 단어의 조합만으로 느낌이 올 것 같은 이 신조어는 투명 플라스틱으로 물건을 감싸 지져놓은 포장을 개봉할 때 발생하는 분노를 이야기한다.
이 필드도 다른 직업들과 마찬가지로 머리를 감기는 것부터 차곡차곡 견뎌 나가야 손님 머리에 가위를 댈 수 있고, 어시스턴트를 쓸 수 있으며, 자신의 명함을 포스에 올려두고 활동할 수 있다. 그러고 보면 세상에는 쉬운 일이 없는 것이다.
숙소에 있을 때는 늘 거실의 오래된 라디오를 켜놓았는데, 앞마당에 누워있으면 열어둔 문틈으로 음악이 흘러나왔다. 귀 기울이는 게 아니라 들려서 듣는 음악도 꽤 매력 있다. 마치 택시 운전사 아저씨들이 틀어놓은 라디오처럼…
뒤에 기다리는 손님도 없고 나도 시간은 넘쳐날 때였으니 그 정도는 괜찮았다. 그녀를 향해 고개를 끄덕거리고는 메뉴판을 쳐다보고 있는데 문득 패티 스미스의 ‘Sometimes Love Just Ain’t Enough’가 듣고 싶어 졌다. 그런데, 갑자기 카페 천장에 달린 작은 스피커에서 그 곡이 흘러나왔다. 그런…
오후 느지막이 도착해서는 사람도 별로 없고 바람만 세게 부는 그곳에서, 커피 한잔을 앞에 두고 멍하니 한 시간 동안 바다를 쳐다봤었다. 그리고는 마음이 홀가분해져서 ‘이제 가자! 서울로…’ 하고 툭툭 털고 일어나 스매싱 펌킨스의 ‘The end is beginning is the end’를 들으며…
뭔가 설명하는 대사가 뒤따르지 않아 여운이 있었다. ‘난 선생이고, 넌 학생이야! (우린 안된다고!)’라고 다들 생각하겠지만, ‘난 선생이고, 넌 학생이야! (궁합도 안 본다고!)’ 였을지도 모른다.
한번 궁금하면 알 때까지 아무것도 못하는 성격의 나는 세상에서 제일 빠른 속도로 초밥 10개, 우동, 메밀소바 그리고, 디저트 양갱까지 먹어버렸다. 모든 음식을 어떤 맛인지 인지하기도 전에 삼켰다.
별 하나에 추억과, 별 하나에 사랑과, 별 하나에 쓸쓸함과… 갑자기, 윤동주의 ‘별 헤는 밤’이 떠올랐다. 왜인지는 나도 모른다.
이런 식으로 애칭(‘스즈’는 ‘스즈키’의 애칭)까지 나오면 더 복잡해진다. 아무런 설명도 없는 ‘스즈’와 ‘스즈키’의 관계에 대해 고민하다가 그냥 책을 덮어버리게 될지도 모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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