덕질

나는 개인적으로 덕질이라는 걸 할 수 없는 성격을 타고났다. 집중력도 떨어지고, 끈질기지도 않다. 물론 좋아하긴 한다. 하지만, 좋아하는 것에 집중하는 건 서툴다.

가벼운게 좋아요

어쨌든 며칠간 들고 다녀 봤는데, 체감상 가방의 무게가 두배는 늘어난 것 같았다. 이 파우치가 든 가방을 메고 걷고 있으면 가방의 노예 혹은 파우치의 이동수단이 되어버린 느낌으로, 내가 주인이라는 생각이 전혀 들지 않았다.

Sad Cafe

이 곡의 Sad cafe는 미국 L.A의 산타모니카에 있는 트루바도르라는 음악 카페로, 돈 헨리와 글렌 프라이가 애송이 시절에 이곳에서 만나 후에 Eagles를 결성하게 되었다고 한다. 한참 이 곡을 들을 때는 ‘L.A에 가면 꼭 트루바도르에 가봐야지’ 했었지만, 시간이 꽤 흘러서 그런지 정작…

빼앗겨버린 가을

2015년 내겐 크리스마스이브가 없었다. 나는 12월 23일 샌프란시스코에서 호주행 비행기를 탔고, 날짜변경선은 내게 그해 크리스마스이브를 빼앗아갔다. 덕분에 2015년만큼은 크리스마스이브의 트리 점등식도, 달링하버의 불꽃놀이도 내겐 허락되지 않았다.

팔도 짜장면을 가장 맛있게 조리하는 법

조금 어이가 없었다. 봉지에 들어있는 내용물 만으로는 아무리 엄청나게 조리를 해도 가장 맛있게는 먹을 수 없다는 이야기니 말이다. 식용유, 청양고추, 굴 소스, 볶음 콩가루까지 내가 다 준비해야 하다니. 이연복 셰프 양반, 차라리 춘장부터 담그라고 하시죠? 청양고추는 건더기수프에, 굴 소스는 말려서…

국내선에 신분증은 왜요?

그녀는 짐을 올려달라는 표정으로 나를 쳐다봤고, 나는 그게 아니라는 표정으로 그녀를 쳐다봤다. 그 순간 우리는 뭔가 통한 것 같았다. 그녀가 내게 ‘저 뒤쪽의 무인민원발급창구에서 주민등록등본을 뽑아오세요.’라고 했기 때문이다. 어떻게 내가 그 이유로 온 것을 알았냐고 묻자, 그녀는 ‘하루에 열 명도…

목덜미의 문신

목덜미에 문신이라고 하니, 삼사 년 전쯤 같은 건물에서 일하던 여자 변호사가 생각난다. 머리도 스포츠 타입으로 아주 짧게 하고 다녔는데, 함께 엘리베이터를 타면 특별히 신경 써서 보려 하지 않아도 목덜미에 ‘마음 심’자 문신이 선명하게 보였더랬다.

정리

이맘때쯤이었을 거다. 서울로 돌아오기 위해 샌프란시스코에서의 생활을 정리해야 했던 게 말이다.  정리라는 건 생각지도 못했던 일들을 끝도 없이 해야 한다는 거였다. 인터넷, 전기, 그리고 가스도 모두 다른 기관을 통해 출발하는 날로 정지 요청을 했고, 열 달 전 집 열쇠를 잃어버렸을 때…

오늘을 또 살아 볼까요?

연주자들과 유리된 공간에 존재하다가, 그 안으로 들어가 여러 세션들이 만들어낸 그루브 위에 자신의 기타 소리를 얹게 되는 경험이라니! 얼마나 짜릿했을까요? 두근두근, 드럼 소리보다 더 크게 들리는 자신의 심장소리, 고막이 아닌 몸 전체의 울림으로 듣는 사운드. 그리고, 같이 공명하는 연주자들, 동료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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