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겹게 왔다 갔다 했던 이과대 쪽 길을 따라 바닥에 주욱 붙어있는 공연장 위치 표시는 마치 과거로 가는 웜홀의 안내선처럼 보였다. 그 길의 끝에는 소강당이 있고, 공연을 준비하는 후배들이 있고, 그 시절 멈춘 것만 같던 시간의 웅덩이 속 우리가 있다.
지겹게 왔다 갔다 했던 이과대 쪽 길을 따라 바닥에 주욱 붙어있는 공연장 위치 표시는 마치 과거로 가는 웜홀의 안내선처럼 보였다. 그 길의 끝에는 소강당이 있고, 공연을 준비하는 후배들이 있고, 그 시절 멈춘 것만 같던 시간의 웅덩이 속 우리가 있다.
그래도 나는 치앙마이를 꽤 좋아한다고 생각하는데, 이전 방문까지만 해도 이유를 잘 몰랐지만 이번에 확실히 알게 되었다. 그건 바로 이곳에는 딱히 놀 곳도 없고 그럴싸한 랜드마크가 있는 것도 아니기 때문이다. 덕분에 여행이라는 타이틀에 부합하는 액티비티를 쫓아다니느라 지칠 필요가 없다.
슈퍼 Mira 안의 샌프란시스코 명물 커피케이크를 한번 힐끗 보고, 제팬 타운으로 이동하여 제팬센터 내 다이소와 키노쿠니야 서점에서 각 5분씩 자유관람을 한다. 이어 필모어 스트리트를 경보하듯 여유 있게 걷다가 우버 Uber를 타고 롬바드 스트리트의 급커브 길로 가서 사진을 몇 장 찍는다.
자 이제 우리가 구하고 싶은 거리를 x로 놓고, 항의 전개를 편하게 하기 위해서 지구의 반지름을 y라고 하자고. 여기에 피타고라스의 정리를 적용하면…
뭔가 설명하는 대사가 뒤따르지 않아 여운이 있었다. ‘난 선생이고, 넌 학생이야! (우린 안된다고!)’라고 다들 생각하겠지만, ‘난 선생이고, 넌 학생이야! (궁합도 안 본다고!)’ 였을지도 모른다.
확실히 ‘공.항’이었다. 다람쥐처럼 쳇바퀴 도는 생활과는 조금 떨어져 있는 공간. 시간이 다른 곳보다 천천히 흐르는 공간. 세상 어디를 가든지 잠시는 머물러야 하는 공간. 떠나는 공간. 돌아오는 공간. 세상과 세상의 중간
그녀는 짐을 올려달라는 표정으로 나를 쳐다봤고, 나는 그게 아니라는 표정으로 그녀를 쳐다봤다. 그 순간 우리는 뭔가 통한 것 같았다. 그녀가 내게 ‘저 뒤쪽의 무인민원발급창구에서 주민등록등본을 뽑아오세요.’라고 했기 때문이다. 어떻게 내가 그 이유로 온 것을 알았냐고 묻자, 그녀는 ‘하루에 열 명도…
Begin typing your search term above and press enter to search. Press ESC to cancel.