슈베르트의 피아노를 완벽하게 연주하는 것은 세상에서 가장 어려운 일 중 하나야. 특히 D장조 소나타가 그래. 지금까지 여러 다양한 명피아니스트가 이 곡에 도전했지만, 그 어떤 연주도 결함을 지니고 있지 않은 것은 없거든. 결함이 없다고 할 만한 연주는 아직 없다. 왜 그런지…
슈베르트의 피아노를 완벽하게 연주하는 것은 세상에서 가장 어려운 일 중 하나야. 특히 D장조 소나타가 그래. 지금까지 여러 다양한 명피아니스트가 이 곡에 도전했지만, 그 어떤 연주도 결함을 지니고 있지 않은 것은 없거든. 결함이 없다고 할 만한 연주는 아직 없다. 왜 그런지…
형이상학적으로 본다면 세상에 태어나 존재하는 이유조차 알 수 없으며, 태어난 직후부터 절대적 목적지인 죽음을 향해 천천히 걸어갈 수밖에 없는 존재. 어쩌면 인생의 모든 과정은 그 슬픈 결말을 잠시 잊기 위한 몸부림일지도 모른다.
좋아하는 마음은 있지만 그게 뭔지 아직 모르는 소년은 오로지 정황적 감각만을 사용해 그 감정을 성실하게 표현한다. 아직 밝혀지지 않은 현상의 주변 데이터를 기록하는 과학자처럼, 좋아하는 곡의 영어가사를 의미도 모르는 채 발음대로 받아 적는 초등학생처럼, 소년은 자신이 보고 느끼고 상상한 것을 성실히 기록한다.
개인적으로 끌리지 않는 책은 가차 없이 내려놓는 성격으로, 거의 중도하차 마니아 수준이거든요. 가끔은 책을 중간에 내려놓기 위해 독서를 하는 건 아닐까 하는 생각을 하게 될 정도라니까요? 측정 바늘이 우측 끝까지 밀리는 천상 ‘T’로 ’ 읽다 보면 뭔가 장점이 있겠지 ‘하는 따뜻한 생각은 해본 적도 없고요. 그런 의미에서 하루키는 제게 좀…
좋아하는 작가의 신작을 마주하는 동안만큼은 오롯이 나 혼자 즐길 수 있는 축제기간이었습니다. 하지만, 개인적으로 신작인 ‘도시, 그 불확실한 벽’은 기대에 못 미치는 작품이었다고 말하고 싶어요. 세계의 끝 이야기의 신선함은 최초 중편에서 맛보았고, 묘사를 위한 맛깔난 문체나 표현은 ‘세계의 끝과 하드보일드 원더랜드’에서 이미 접했기…
비가 내렸다가 갑자기 뜨거워지고, 다시 바람이 불다가 비가 내린다. 이제 가을이네 아직 아니네 하다 보면 갑자기 겨울이 성큼 내 앞에 서겠지. 여름은 늘 그렇게 요란하게 떠나간다.
덧붙여진 이야기들이나 서사들이 덤덤하고 평화로운 영상 위로 주머니 속의 송곳처럼 계속 뛰어올랐다. 그리고, 그게 너무 불편했다.
‘라오스에 대체 뭐가 있는데요?’ 나 ‘더 스크랩’ 정도로 지루했어요. 그런데, 하루키의 에세이를 처음 읽는 사람들에게도 재미없을 것이라고 이야기하기에는 조금 자신이 없긴 해요. 그의 글에 너무 익숙한 제게만 적용되는 지루함일 수도 있기 때문이니까. 늘 반복되는 위스키, 재즈, 마라톤 비유에 더 이상…
장편은 숨이 길기 때문에 작가 나름대로 자신의 장점을 살릴 수 있는 여지가 많다. 문장력으로 승부하는 작가도 있고, 그건 좀 떨어져도 스토리로 밀고 나가는 작가도 있다. 어쨌든, 능력이 부족한 부분이 군데군데 있더라도 괜찮은 장점 하나로 꿋꿋하게 밀고 나가면, 독자는 읽는 동안…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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