트레이더스 조의 육류 코너에는 종류가 너무 많아 정신이 하나도 없었다. 그야말로 고기에 압도당했다고나 할까? 하지만, 그 많은 고기들 중 뼈가 붙어있는 것은 단 하나였다. 코너의 제일 아랫 칸에 마치 스티브 바이의 아이바네즈 기타처럼 늘어져 있던 슬픈 포장육.
트레이더스 조의 육류 코너에는 종류가 너무 많아 정신이 하나도 없었다. 그야말로 고기에 압도당했다고나 할까? 하지만, 그 많은 고기들 중 뼈가 붙어있는 것은 단 하나였다. 코너의 제일 아랫 칸에 마치 스티브 바이의 아이바네즈 기타처럼 늘어져 있던 슬픈 포장육.
미련 없이 버리고 서울로 돌아갈 수 있어야 하기 때문에 좋은 것을 살 필요는 없었다. 인터넷에 보면 가끔 ‘드립니다’ 코너에 가구가 나오기도 하지만, 남 쓰던 가구를 얻어 쓰는 것은 조금 찜찜하다. 사형수가 사용하던 의자에 앉았다가 빙의가 되어 샌프란시스코의 연쇄살인마가 된다던지 하면 곤란하다.
어르신은 니퍼로 세 개의 다리가 보이지 않을 정도로 짧게 잘라내셨다. 나는 매번 방바닥으로 튀는 다리 끝 부분을 매의 눈으로 좇아 집어 쓰레기통에 버렸다. 이것도 안 하면 내가 너무 쓸모없는 인간 같아서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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