음악 좀 듣는 사람들 사이에서는 피해야 할 해악害惡

‘요즘 ‘나를 아는 사람’을 계속 돌려 들어요.’

음악적 취향이 비슷한 회사 친구가 이야기했다.

‘어 나도. ‘바라만 본다’도 좋긴 한데, 들으면 들을수록 ‘나를 아는 사람’이 더 좋아져.’

‘역시 나얼이죠.’

‘응, 그것도 있고. ‘바라만 본다’를 들으면 자꾸 지석진 얼굴이 겹쳐서.’

‘후하, 저도 그래요.’

오전에 발생했던 문제를 해결하느라 평소보다 늦게 점심을 먹으러 오는 바람에 배가 고팠던 나는 테이블에 먼저 깔린 피클을 한입 깨물어 먹으면서 이야기를 이어나갔다.

‘너무 아쉬워. 버터 때문에 던던댄스가 결국 1위를 못하고 활동을 접었잖아’

‘그쵸? 안타깝더라. 곡 밸런스가 너무 좋아서 하루에 10번씩은 돌려 들었거든요.’

‘그래? 나는 50번.’

지고 싶지 않았다. 나는 음악만큼은 엄청나게 듣기 때문이다.

‘저도 그 정도 들은 것 같아요.’

분명히 10번씩 돌려 들었다고 해놓고는 자연스럽게 다시 레벨링을 하고 있다. 더 많이 듣는다고 지른 것도 아니니 ‘말도 안 돼’ 같은 반응을 할 수조차 없는 것이다. 옛날부터 느낀 거지만 강적이다.

‘그럼 요즘에는 뭐 들어요? 추천 좀 해주세요.’

‘응, 음 에스파의 넥스트 레벨이나..’

‘….혹시 탑 백 들으세요?’

….

..

.

오늘은 무조건 질 것 같다.

글을 쓰고, 그림을 그립니다. 멍하니 있는 걸 더 좋아하긴 하지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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