팔도 짜장면을 가장 맛있게 조리하는 법

저녁으로 뭘 먹을까 하다가 사다놓은 ‘팔도 짜장면’이 있길래 끓여 먹기로 했다. 요리의 달인인 나는 평소 조리법 따위는 보지 않는데, 물 끓는 동안 심심해서 봉지를 훑어보다가 이런 걸 발견하고 말았다.

이연복 셰프가 추천하는 더 맛있게 먹는 방법
식용유에 다진 파(1/2개)와 다진 청양고추(1/2개)를 넣고 볶습니다.
굴 소스와 볶음 콩가루 각각 1스푼을 넣고 더 볶아줍니다.
팔도 짜장면 짜장 수프와 섞습니다.
조리된 면과 비빈 후, 오이채를 얹어 드시면 더욱 맛있습니다.

조금 어이가 없었다. 봉지에 들어있는 내용물 만으로는 아무리 엄청나게 조리를 해도 가장 맛있게는 먹을 수 없다는 이야기니 말이다. 식용유, 청양고추, 굴 소스, 볶음 콩가루까지 내가 다 준비해야 하다니. 이연복 셰프 양반, 차라리 춘장부터 담그라고 하시죠? 청양고추는 건더기수프에, 굴 소스는 말려서 빻은 다음 콩가루와 함께 짜장 수프에 넣어줄 수는 없었던 겁니까?

잘은 몰라도 자신의 이름을 걸고 만드는 제품이기 때문에 욕심이 나긴 했을 것이다. 어쩌면 이연복 셰프는 노력을 했을지도 모른다.


이연복: 콩가루 수프도 추가했으면 좋겠어요.
팔도임원: 콩가루 수프는 안됩니다. 콩가루 수프를 안 쓰고 찬장에 챙겨두는 고객이 있다면 이런 현상이 발생할 수도 있어요.

“엄마 찬장에 저 수프 뭐야?”
“응. 그거 팔도 콩가루야.”
“팔도가 왜 콩가루야?”

팔도임원: 그래서 안 됩니다…


이런 것은 아니겠지만 왠지 아쉽다.

아무리 그래도 오이채까지 썰어 올리라는 건 너무했다고 생각한다.


글을 쓰고, 그림을 그립니다. 멍하니 있는 걸 더 좋아하긴 하지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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