세계 최고의 크림 라테는 늘 마실 수 있는게 아니다

작년 오늘이었다. 

날마다 영업시간을 알리던 동네 카페의 인스타그램에서 갑자기 영업을 종료한다는 포스트가 올라왔던 게… 카페의 주인분은 그날까지만 영업을 하게 되었다고, 손님들 모두에게 하나하나 인사하지 못하고 가서 미안하다고 했다. 끝도 없을 것 같은 회의가 끝나자마자 마주했던 그 포스트에 나는 가슴이 쿵 내려앉았었다. 마치 크리스마스 전날, 이제 지구에 크리스마스는 더 이상 오지 않는다는 이야기를 들은 것처럼. 

관성이라는 건 어쩌면 자연계 법칙이 되기 이전에 사람들의 보편적 정서를 기반으로 인간 세계에서 먼저 정의된 것일지도 모른다. 

좋아하는 사람들은 늘 그 자리에 있어주길 바라는 마음

익숙한 장소들은 항상 그대로이길 하는 소망

하지만, 그런 건 이루어지지 않는다. 우리는 늘 준비 없이 그 변화를 맞이하고, 상처 받게 되어있다. 그 포스트를 보고 ‘좀 더 자주 갔으면 좋았을걸.’ 해봤자, 더 이상 세상에서 제일 맛있는 크림 라테를 마실 수 없다는 사실은 변하지 않는 거니까. 

마실 수 있을 때, 많이 마셔둘 일이다. 


글을 쓰고, 그림을 그립니다. 멍하니 있는 걸 더 좋아하긴 하지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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