뒤에 기다리는 손님도 없고 나도 시간은 넘쳐날 때였으니 그 정도는 괜찮았다. 그녀를 향해 고개를 끄덕거리고는 메뉴판을 쳐다보고 있는데 문득 패티 스미스의 ‘Sometimes Love Just Ain’t Enough’가 듣고 싶어 졌다. 그런데, 갑자기 카페 천장에 달린 작은 스피커에서 그 곡이 흘러나왔다. 그런…
뒤에 기다리는 손님도 없고 나도 시간은 넘쳐날 때였으니 그 정도는 괜찮았다. 그녀를 향해 고개를 끄덕거리고는 메뉴판을 쳐다보고 있는데 문득 패티 스미스의 ‘Sometimes Love Just Ain’t Enough’가 듣고 싶어 졌다. 그런데, 갑자기 카페 천장에 달린 작은 스피커에서 그 곡이 흘러나왔다. 그런…
오후 느지막이 도착해서는 사람도 별로 없고 바람만 세게 부는 그곳에서, 커피 한잔을 앞에 두고 멍하니 한 시간 동안 바다를 쳐다봤었다. 그리고는 마음이 홀가분해져서 ‘이제 가자! 서울로…’ 하고 툭툭 털고 일어나 스매싱 펌킨스의 ‘The end is beginning is the end’를 들으며…
뭔가 설명하는 대사가 뒤따르지 않아 여운이 있었다. ‘난 선생이고, 넌 학생이야! (우린 안된다고!)’라고 다들 생각하겠지만, ‘난 선생이고, 넌 학생이야! (궁합도 안 본다고!)’ 였을지도 모른다.
한번 궁금하면 알 때까지 아무것도 못하는 성격의 나는 세상에서 제일 빠른 속도로 초밥 10개, 우동, 메밀소바 그리고, 디저트 양갱까지 먹어버렸다. 모든 음식을 어떤 맛인지 인지하기도 전에 삼켰다.
별 하나에 추억과, 별 하나에 사랑과, 별 하나에 쓸쓸함과… 갑자기, 윤동주의 ‘별 헤는 밤’이 떠올랐다. 왜인지는 나도 모른다.
이런 식으로 애칭(‘스즈’는 ‘스즈키’의 애칭)까지 나오면 더 복잡해진다. 아무런 설명도 없는 ‘스즈’와 ‘스즈키’의 관계에 대해 고민하다가 그냥 책을 덮어버리게 될지도 모른다.
그런 생각이 들었다. 이제 내가 뭘 하던 인생의 덤이다. 어차피 죽게 되는 거니까. 그러자 갑자기 마음이 차분해졌다. 무위자연 無爲自然. 나는 아직도 그 순간의 침착함을 몸으로 기억하고 있다.
그녀가 조곤조곤 우아하게 풀어내는 인생철학은 깊이 있고 지적이며 교훈적이거든요. 인생을 담보로 얻은 경험을 이렇게 쉽게 내어주다니요.
어떻게 보면 지루함은 죽음 직전의 상태일지도 모른다. 지루함과 죽음 사이를 연결할 만한 적당한 단어가 존재하지 않는다는 이야기다. 지루함과 죽음. 허무하고, 시시하며, 의미 없이 공허한 상태는 소멸로 귀결되는 것이 자연스럽다.
그는 ‘페르시아 왕자’라는 게임을 즐기다가 아이디어가 떠올라 이 곡을 만들었다고 하는데 – 개인적으로 게임을 좋아하긴 하지만 – 그렇게 서정적인 음악에 이런 비화라니 왠지 실망하게 되어 버렸다고 할까? 그 이후 음악을 들으면 김광진이 쭈그리고 앉아 그 게임을 하는 상상을 하게 된다.
Begin typing your search term above and press enter to search. Press ESC to cancel.