글을 쓰고, 그림을 그립니다. 멍하니 있는 걸 더 좋아하긴 하지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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달려라, 기린

하지만, 그날 내 눈앞에서 머리를 꼿꼿이 들고 우아하게 달리던 기린은 한마디로 경이驚異 그 자체였다. 달리느라 정신없어 보이는 몸통 아래와는 달리, 목 위쪽은 한없이 평화로운 모습이었다. 심지어 그 목은 한치의 흔들림 조차 없었다. 마치 그 피부 안쪽에 단 하나의 목뼈만을 가지고 있는…

성수미술관

월드타워 지하 1층에는 ‘성수 미술관’이라는 그림 그리는 카페가 있다. 언젠가 타워 지하에서 길을 잃고 헤매다가 마주했던 그 카페는 이만 원 남짓의 요금을 내면 두 시간 동안 그림을 그릴 수 있는 화실이었다.

자전거

수명이 일주일도 안 되는 날벌레들은 힘들게 세상에 나와 날갯짓을 할 수 있게 되자마자 거대 동물의 눈꺼풀에 압사당하고 만다. 처참하다. 

청소

그렇게 몇 주 지나고 나면 책상 위, 장식장 앞 혹은 방바닥이 이런저런 물건들로 수북해지고 마는데, 그때쯤이면 다시 청소가 하고 싶어 진다. 그 이유로 어제도 불현듯 청소가 하고 싶어 졌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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