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발

그녀는 더 이상 예쁘지 않았고, 나는 모교도 아닌 그 중학교 이름을 아직도 기억한다. 그때 옆에 겸손하게 앉아있던 내 친구도 그녀와 함께 웃기 시작했는데, 그것만큼은 정말 참을 수가 없었다.  

면접 이야기

최근에 요청이 있어 인턴 면접관을 한 적이 있다. 코로나 덕에 신경 써야 할 것들이 많아 인사팀에서는 꽤 고생을 했을 것이다. 여전히 인터뷰 때는 가림막 건너로 얼굴 윗부분만 봐야 했으며, 마스크 덕에 서로의 말을 제대로 알아듣기 힘든 경우도 있었다.

간판이 없는 카페

자리에 앉아있는 동안에도 꽤 많은 손님들이 왔다 갔는데, 혼자 운영하는 카페라 조금만 손님이 몰려도 상당히 바빠보였다. 그런 상황에서도 그녀는 ‘기다려 주셔서 감사합니다.’라던가, ‘너무 늦어서 디저트도 조금 같이 드렸어요.’ 하며 사근사근하게 열심히 움직였다.

두통

뇌졸중은 아니지만 내 친구 중 하나는 길의 둔턱이나 장애물 때문에 다리를 삐끗하게 되면 가끔 무릎이 빠진다고 한다. 다리가 귀에 걸쳐진 이어폰도 아닌데 그렇게 쉽게 툭 빠질 수 있는 건가? 

달려라, 기린

하지만, 그날 내 눈앞에서 머리를 꼿꼿이 들고 우아하게 달리던 기린은 한마디로 경이驚異 그 자체였다. 달리느라 정신없어 보이는 몸통 아래와는 달리, 목 위쪽은 한없이 평화로운 모습이었다. 심지어 그 목은 한치의 흔들림 조차 없었다. 마치 그 피부 안쪽에 단 하나의 목뼈만을 가지고 있는…

성수미술관

월드타워 지하 1층에는 ‘성수 미술관’이라는 그림 그리는 카페가 있다. 언젠가 타워 지하에서 길을 잃고 헤매다가 마주했던 그 카페는 이만 원 남짓의 요금을 내면 두 시간 동안 그림을 그릴 수 있는 화실이었다.

자전거

수명이 일주일도 안 되는 날벌레들은 힘들게 세상에 나와 날갯짓을 할 수 있게 되자마자 거대 동물의 눈꺼풀에 압사당하고 만다. 처참하다. 

청소

그렇게 몇 주 지나고 나면 책상 위, 장식장 앞 혹은 방바닥이 이런저런 물건들로 수북해지고 마는데, 그때쯤이면 다시 청소가 하고 싶어 진다. 그 이유로 어제도 불현듯 청소가 하고 싶어 졌다.

샌프란시스코 최고의 라면집

개인적으로 일본 라면은 면이 굵고 국물이 기름져 부담스러워하는 편인데, 이곳의 라면은 조금 다르다. 다른 일본 라면과의 가장 큰 차이점이라면 역시 토리가라 (鶏がら: 닭뼈로 우려낸 국물)에 견과류를 갈아 넣은 독특한 국물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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