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이유의 자존심

가끔 생각나면 아이유와 김연아의 ‘얼음꽃’을 듣는데, 그때마다 살짝 미소가 지어지는 걸 어찌할 수 없다. 듣고 있으면 어린 아이유가 김연아에게 이렇게 이야기하는 것 같기 때문이다. “네가 피겨의 여왕이면 다야? 난 가수라고! 그것도 어ㅁ청난!!”

자전거 체인 락

인사를 하고 밖으로 나와서는, 자전거를 내리고 새로 산 체인 락을 거치대에 밀어 넣었다. 체인 락은 경쾌하게 ‘딸깍’ 소리를 내며 거치대의 스냅 인 포트에 단단히 고정되었다. 나는 가벼운 마음으로 자전거에 올라 집으로 달렸다. 확실히 뒤에서 덜컹거리는 느낌도 없었다.

압구정벌레와 여름

하지만 수년 전 여름, 엄청난 수의 날벌레에 강변역이 지배당했던 적이 있었다. 역 주변에 어둠이 깔리고 플랫폼 천정의 라이트가 켜지면 지구 상에 있는 날벌레들이 모두 강변역으로 몰려들었다. 뉴스에도 나올 정도였는데, 아나운서는 그 벌레를 ‘압구정 벌레’라고 했다.(왜 압구정 벌레인지는 설명해주지 않았음)

주말 오후

천천히 일어나 건조기에 넣어두었던 이불 커버를 빼내어 거실 창문 옆 소파에 넓게 펼쳐 걸어 둔다. 건조기가 빨랫감의 건조시간을 어떤 로직으로 계산해 내는지는 모르겠지만, 건조된 빨랫감들은 아직 – 설거지 후 건조대에서 마지막 물기를 바람에 날려버리기 전 주방용품들처럼 – 살짝 습기를 머금고…

순화매점

그녀는 오늘이 카페를 정리하는 날이라고 했다. 계약 기간도 만료되었고, 장사가 아주 잘 되는 것도 아니고, 겸사겸사 오늘 오후에 짐을 뺀다는 것이다.

치즈와 버터

친구가 물었다. ‘치즈’ 들어봤어요? ….그건 먹어만 봤다고. 그건 그렇고 BTS의 ‘Butter’는 마이클 잭슨이 불러도 정말 잘 어울렸을 것 같다. 만약 그랬다면 국내차트에서는 오마이걸의 ‘Dun Dun Dance’가 1위를 할 수 있었겠지. 그런데, ‘버터’라는 음악가도 있다는 걸 아시나요? ‘Butter’를 검색하다가 잘못 터치해서…

오마카세와 복명복창

그렇게 한 여덟 접시가 나온 직후였을 것이다. 또 새로운 접시가 우리 앞에 도착했고, 셰프는 뭐라고 웅얼거렸으며, 그 친구는 미간을 접으며 또 그 소리를 듣기 위해 안간힘을 썼다. 그리고는 우리에게 커다랗게 외쳤다.

다음 실연은 더 편해질 거예요

아주 가끔은 뭔가를 이야기해달라는 듯한 표정으로 차례를 넘겨주는 사람도 있는데, 그럴 때면 엄청나게 어려운 문제의 증명을 위해 빈 칠판 앞에 선 학생처럼 난처해진다. 내가 더할 수 있는 말이라고는 ‘괜찮아질 거야’ 정도뿐이다. 물론 쉽게 괜찮아지지 않을 것이다. 하지만, 언젠가는 반드시 괜찮아진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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