어렸을 땐 모든 게 명확한 것 같았다. 좋고 나쁜 것을 확실히 구분해냈다 생각했고, 그 잣대로 나 자신에게 부끄럽지 않을 수 있었다. 하지만, 나이를 먹어가면서 세상은 내 생각보다 훨씬 더 복잡하다는 것을 알게 되었다. 세상의 모든 현상에는 설명 꼬리표들이 다닥다닥 붙어 있었고, 그것을 읽다 보면 어느 쪽에나 고개를 끄덕이게 되어 결국 누구의 편도 들 수 없게 되어 버린다. 어른이 된다는 것은
더 신중해지고,
많이 생각하게 되고,
입장을 바꾸어도 보고,
다른 가능성을 타진하고,
또, 행간을 읽으려 노력하며
결국 아무것도 못하게 되는 것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