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뒤에 제가 있지요.’
출근길에 메신저 알림이 와서 확인했더니 다시 같은 곳에서 일을 하게 된 오래된 친구의 메시지다. 같이 일할 때에는 얼굴을 마주할 때마다 회사에 대한 심층적 분석과 걱정을 했던 친구로, 인턴 때부터 알고 지냈으니 이 안에서도 아주 오래된 친구 중 하나. 그런데, 몇 년 전 남편의 전근 때문에 회사를 그만두고 미국으로 건너갔었다. 그리고 사 년 만에 다시 돌아와 얼마 전 재입사를 하게 된 거다. 고개를 돌려보니 뒤에서 빙긋 웃고 있는 그녀.
‘애들이 엄마가 회사에 다녔으면 좋겠다더라고요.’
그녀는 결혼 전부터 계속 회사를 다녔으니 자신이 그렇게 될 줄은 꿈에도 몰랐단다. 미국에 가서 아이들과 오롯이 하루 종일 생활하게 되자, 그녀는 집요하게 집안의 모든 것을 컨트롤하기 시작했다. 물론 그 안에는 남편과 아이들도 포함되어 있었다. 당연히 자녀를 포함한 그 모든 요소들은 그녀의 가이드라인을 만족시키기에는 부족했고, 그럴수록 그녀는 더 그것들에 집착하게 되었다고 한다. 한국으로 돌아와서도 새로운 정착을 위한 수많은 태스크가 눈앞에 놓여있었고, 그녀는 특유의 디테일로 하나하나 그것들을 정리해 나갔다. 물론 남편과 자녀들은 그 과정 안에서 최대한 협조를 해야 했겠지.
‘요즘은 애들이 되게 좋아해요. 그런데 저도 마음이 한결 편해졌어요.’
물론 새로 맡은 업무가 녹녹한 것은 아니지만, 그런 것을 해결해 나가는 건 일도 아니다. 사실 그녀처럼 업무에 진심인 사람은 많지 않다. 잘 아는 영역이든, 그렇지 않은 일이든 그녀는 하나하나 단계별로 잘 처리해 나갈 수 있는 방법을 찾아내겠지. 옆에서 친구들의 이런 과정을 지켜보는 건 재미있기도 하지만 뭔가를 배우게 되기도 한다. 더 잘 해내고 싶다는 인간의 본능이 인공지능 덕에 퇴화하는 현실이 아쉬운 이유이기도 하다.
‘커피 한잔 사드릴게요. 그제 첫 월급이 들어왔거든요!’
그러면 오늘 아침은 한번 기분 좋게 얻어 마셔볼까?