로봇청소기의 복수

어쨌든, 나는 패드에서 기존 펜슬의 블루투스 연결을 해제하고, 새 펜슬을 개봉해 연결했다. 깔끔하게 새 펜슬이 연결되었다. 그림을 그려봤다. 하지만, 하나도 재미가 없었다. 심지어는 못 그리기까지 했다.

봄의 시작

대출대에서 건네받은 낡은 아가사 크리스티의 고전은 내게 ‘당신, 너무 늦은 거 아니에요?’하고 빈정대는 것 같았지만, 나는 이미 이 책을 초등학교 때 읽었다. 그때쯤 코난 도일, 모리스 르블랑, 아가사 크리스티 외에도 가스통 르루, 엘러리 퀸 같은 주변 작가들의 작품까지 모조리 섭렵한…

일요일 오후는 늘 평화롭다

커피를 주문하고는 자리에 앉아 지금 막 사온 책을 꺼냈는데, 너무 얇아서 조금 실망해 버렸다. 물론 그 짧은 지면 안에서 엄청난 이야기들이 전개되었다가 불꽃처럼 마무리될 수도 있다. 하지만, 물리적 한계라는 게 있으니까. 서울에서 출발했다면 경기도 광주 정도에서 마무리할 수밖에 없었을 텐데……

추운 겨울날

지난 주 날씨는 상대에게 ‘너 또 이러면 다시는 안 만날 거야!’ 하는 이야기를 들은 연애 초년병처럼 바짝 긴장한 듯했다. ‘이렇게 밍밍하게 운영할 거면, 올해부터는 아예 겨울을 없애버린다?!’ 실업자가 되기 싫은 겨울 담당자는 삼한사온 三寒四溫이라는 오래된 규칙을 다시 쓰겠다는 각오로 정말…

우주인, 레오 있나요?

솔직히 남아있을 거라는 생각은 하지 않았다. 하지만, 물어볼 수는 있는 거잖아? 혹시 구석에 잘 안 보이게 놓여있던 하나가 발견될 수도 있다. ‘다 팔렸.. 어머! 손님, 하나가 남았네요!’ 하고 말이다. 그런 건 누구도 알 수 없으니까.

시드니의 작은 서점

그때 즈음 꽤 유명했던 ‘Fifty Shades of Grey’의 경우 ‘개인적으로는 절대 추천하고 싶지 않지만, 유명세에 따른 궁금증을 해소하고 싶은 사람들은 한번 읽어보고 처분하시길’ 같은 서평이 달려 있었다.(그래도 난 사고 싶었음)

참기 힘든 일

사람들은 걸어서 30분 이내 거리에 원자로가 들어서거나, 확진자가 대중교통을 타고 거리를 활보하거나, 백인 경찰관이 비무장 흑인을 체포하다가 질식사에 이르게 하는 것은 잘 참아 내면서도, 가끔 살짝 땀 흘리며 한 빨래가 바짝 마르지 않는 것에 기분 상하기도 한다.

잡지 향수 광고의 3D화

순간 달근한 향기가 내 주변에 훅 퍼졌다. 오 머리 좀 썼는데? 백화점 매장 앞에 시향용 향수를 배치하고 지나가는 사람에게 향수가 뿌려진 시향 종이를 쥐어줘야 했던 3차원 광고를 – 물리적 한계를 극복한 채 – 2차원 평면에 구현해 버린 것이다.

도깨비가 나오는 카페라도…

그곳에 도착해서 차 문을 열면 사계절 어느 때라도 차가운 바람이 밀려들어왔다. 아직 꿈꾸는 듯한 상태에서 바람소리에 이끌려 휘적휘적 걸어 나와 마주했던 강릉과 동해바다의 절경은, 요즘도 눈을 감으면 가끔 어제처럼 떠오를 때가 있다. 하지만, 이제는 고통스러웠던 멀미나 황홀했던 풍치風致는 터널과 함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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