인터넷과 커피

하지만 스타벅스에서조차도 오 분 동안 주절주절 원하는 레시피를 읊는 이곳 사람들은, 원두의 종류부터 물의 온도까지 세세하게 바리스타에게 전달하여 악착같이 자신만의 커피를 받아낸다.

억울

여동생은 호주에 산다. 언젠가 놀러 갔을 때 그녀가 김치찌개를 한 적이 있는데, 급하게 나가야 하는 바람에 오래 끓일 시간이 없었다. 깊은 맛이 없는 김치찌개는 김치찌개라 할 수 없으니까.

위로

그런 위로를 들을 때 문득 ‘잘 된다는 게 뭐지?’ 하게 되는 경우가 있다. 그렇게 고민하다 보면 신기하게도 – 그 답을 바로 찾지는 못하더라도 – 마음이 차분해지고 객관적으로 자신의 상황을 바라볼 수 있게 된다.

주거마련

나는 퍼시픽 하이츠 쪽에서 집을 구했는데, 길 쪽으로 나와서 조금만 걸으면 바다를 내려다볼 수 있어서 좋았다. 개인적으로 오르막을 싫어해서 언덕은 피하고 싶었지만 샌프란시스코에서 가장 높은 지역에서 살게 되었으니, 인생은 알 수 없는 것이다.

확진, 그 이후

어쨌든 그런 건 시간이 해결해 준다. 해제된 다음 날, 아직은 주변인 상태로 확진 기간에 주문해둔 책 한 권을 들고 집 밖으로 나왔다. 얼굴 주변을 스치는 서늘한 바람이 좋았다. 꽤 멀리까지 가서 책 한 권을 다 읽고 돌아와야겠다고 생각했다. 

집 구하기

단 것을 좋아하는 편은 아니지만 무작정 들어가 컵케이크와 유기농 아이스커피를 주문했다. 그리고는 이곳에 와서 처음으로 – 매일 들고 나왔지만 한 번도 꺼내 들지 못했던 – 책을 읽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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